尹 '가치외교' 한계? 1·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대만, 3차는 불참?

한국 정부·대만 모두 "확인 해줄 수 없다"…중 "한국의 대만 초청 단호히 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시작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세 번째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 가운데, 지난 1‧2차에 참가했던 대만이 이번에는 초청을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만의 참석을 반대하고 있고 개최국인 한국 정부는 참가국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지 않으면서, 대 중국 관계 관리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오전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열렸다. 20일까지 사흘 동안 열리는 이번 회의에 첫날 일정으로 장관급 회의 및 라운드 테이블이 개최됐는데 이날 장관급 인사의 발언 순서에도, 라운드 테이블에 초청된 인사 명단에도 대만 정부 혹은 민간 전문가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만은 이번 회의에 공식 초청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초청 국가 관련돼서는 저희가 확인해 드리지 않고 있다"며 "지난 1, 2차 (회의) 때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미국의 주도로 2021년 열린 1차 회의에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어떤 국가가 참석했는지 명단이 나와 있다.

2023년 한국 정부가 미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와 공동 주최한 2차 회의 역시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참석한 국가의 대표 이름 및 영상 메시지가 링크돼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두 번 회의 모두 대만(Taiwan)이 참석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의 경우 천쥐 대만 감찰원장 겸 국가인권위원회 주임위원이 영상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대만 측 역시 회의 참석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번 회의에 대만이 공식 초청을 받았는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일부에서는 미중, 한중관계 관리 차원에서 대만 참석 여부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1, 2차 정상회의 때와는 달리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이 회담을 가지며 양측이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는 점, 지난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강조하는 민주진보당이 승리하면서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높아졌다는 점 등 기존과 다른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중국과 관계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이 회의에 대만을 초청하지 말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젠 중국 외교부 신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이 대만 당국을 소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그는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며 "어떤 외부 세력도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대만 독립을 종용·지지하는 것은 실패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린젠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며 "민진당 당국이 민주·인권 등의 깃발을 들고 대만 독립 활동의 공간을 확대하려는 획책과 처사는 세상 사람들을 속일 수 없고, 스스로 굴욕을 자초할 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 참석 차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찬 회담을 가지며 대만 및 남중국해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혀, 중국이 이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이날 오찬회담에서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 의지를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 중동, 남중국해, 대만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 장관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규탄 메시지를 내놨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민주주의 정상회의 직전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고, 이러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하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에 의한 서해에서의 그 어떠한 잠재적인 일방적 변경 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면서 앞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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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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