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지난 2월 28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4차 해양투기를 시작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1∼3차 투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4차 투기 때도 17일간 오염수 약 7800톤을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이번 투기가 끝나면 총 투기량은 약 3만1200톤이 된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부터 1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바다로 내보냈다.
일본 언론을 보면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에 관한 기사가 의외로 많지 않다. 단순한 해양투기 일시나 투기량을 알리는 수준이고 문제점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다. 일본 SNS 검색에도 우리나라 한겨레나 중앙일보의 보도가 일본어판으로 먼저 나올 정도이다.
일본 NHK(2024년 2월 24일)의 '원자력발전 처리수 방출 시작부터 반년·기준치 밑돌아도 계속 말썽'이라는 제목의 기획뉴스가 그나마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오염수)의 해양투기가 시작된 후 2월 24일로 반년이다. 지금까지 3번의 투기가 이루어졌지만, 원전 주변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값은 도쿄전력의 자주적인 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으나 오염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어, 도쿄전력의 안전관리에 현지 등으로부터 엄격한 시선이 향하고 있다. 또 투기에 반발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정지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수산사업자에게는 중국을 대체할 수출처와 새로운 판매처 확보가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최대치는 1리터당 22베크렐로 도쿄전력이 자체적으로 투기 정지를 판단하는 기준인 700베크렐이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식수기준인 1만베크렐을 크게 밑돌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월에 투기 개시 후 첫 보고서를 공표해 국제안전기준에 합치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내년도에는 7차례에 걸쳐 탱크 50여 기분에 해당하는 5만4600톤을 방출하기로 하고, 비어 있는 20여 기의 탱크 해체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다만 오염수 처리과정에서는 지난해 10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폐액을 맞은 작업원이 일시 입원한 것 외에도 올 2월 7일에도 정화장치에서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물이 새나오면서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에는 오염수 처리설비에서 배관세척작업 중 호스가 빠져 작업자에게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폐액이 피부에 오염된 남성 2명이 일시 입원하였고, 지난 2월 7일에는 다른 정화장치에서 작업자가 장치 내 배관밸브가 열려 있는 것을 간과한 채 물을 통과시키는 작업을 해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물이 실외로 새어나왔다.
2월 19일에 열린 원자력규제위원회 회의에서 현지 주민 대표로 출석한 후쿠시마현 오쿠마정 상공회 하치스카 레이코 회장이 "도쿄전력은 현지 주민에게 실망을 준 것을 인식해 주었으면 한다. 확인하면 막을 수 있는 트러블이 일어난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제발 우리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오염수 해양방출에 반발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조치는 반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중국에 대한 수산물은 진주나 산호 등 식용이 아닌 품목 수출에 그쳐 작년 한 해 중국에 대한 수산물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줄었다.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컸던 가리비는 전년보다 213억엔, 비율로는 43%나 줄었다. 도쿄전력은 소문피해에 따른 가격하락과 해외금수조치 대응에 들어간 비용배상 방침으로 지난 20일까지 접수한 배상청구서류는 약 260건, 이미 배상금 지불은 약 40건으로 모두 42억엔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일본에서는 오염수를 오염수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본 NHK도 오염수라는 말대신 처리수라는 말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지 않고 '방사능 오염수'라고 부른 일본 중소기업 회장이 사임하는 등 사회적 제재를 받았다.
한겨레(2024년 2월 27일)는 '"처리수 아닌 오염수" 소신 발언 역풍…사임한 일본 기업 회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다. 유기농 식재료 등을 통신판매하는 일본 대형식품 유통업체인 오이식스는 누리집에 성명을 내어 후지타 가즈요시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혀 22일자로 회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일본이 28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4차 투기를 시작하는 가운데 일본의 대형 식품 유통업체 '오이식스' 회장이자 창업주가 원전 오염수를 일본 정부가 표현하는 '처리수'라고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22일 자진 사임한 것이다.
후지타 전 회장 사임의 발단은 '방사능 오염수' 발언이었다. 앞서 후지타 전 회장은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사실은 '방사능 오염수'인데 (일본) 언론은 그 물을 '처리수'라고 (표현)한다"고 적었다. 후지타 전 회장은 12일에도 엑스에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지금 있는 오염수를 바다에 다 보내려면 20년이 걸린다고 한다"고 적었다. 해당 글들은 현재 삭제됐다. 후지타 전 회장은 1975년 '대지를 지키는 시민 모임'을 설립한 환경운동과 생협운동 1세대다. 논란이 커지자 후지타 전 회장은 13일 엑스에 "'오염수'라는 표현은 풍문 피해를 확대할 우려가 있어 '처리수'로 정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일본 내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본 누리꾼들은 "공포를 부추긴다" "유언비어에 가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오염수는 오염수다" "처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다" "처리수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오염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들에게 오해를 주는 게 더 문제다" 등 후지타 전 회장의 발언에 동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사실상 언론·사상의 자유 통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 군국주의를 연상케 할 정도이다. 도쿄전력의 거짓말을 일본정부가 용인하고 나아가 앞서 안전 홍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와 관련해서 '금기의 정치학'이 횡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신동애 기타큐슈대 법학부 교수는 지난해 6월 15일 경주 더K호텔 세미나실에서 한국정책학회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정책적 논의와 국제안전관리기관의 논의'란 주제의 연구회에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의 본질은 일본의 원자력정책 추진의 걸림돌 제거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미일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묵인 하에 해양투기를 하는 것으로 2024년 완공될 롯카쇼무라재처리공장에서 나오는 엄청난 각종 오염수 처리를 손쉽게 하기 위한 조치로 국제환경범죄"라며 "향후 롯카쇼무라재처리공장의 삼중수소 등 다핵종 오염수의 해양투기를 하지 못한다면 일본 원자력정책 자체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일본 정부가 삼중수소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후쿠시마오염수의 해양투기를 통해 다핵종 오염수의 해양투기에 대한 반발을 사전에 줄이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일본이 이러한 원자력발전 정책 추진을 위해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금기의 정치학'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과학적'이라는 이름으로 헛소문을 막는다고 하고, 수산물 유통판매 추진예산을 짜서 이해관계자들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오염수 해양투기의 문제점을 제기하기 보다는 이러한 문제점 제기로 인한 소위 '헛소문'의 피해자가 어민이라며 이해관계자를 어민들로만 축소하고, 소비자인 국민들과 분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금기의 정치학'이 우리나라에도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의도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한덕수 국무총리)." "과학 분야에 정치인들이 나서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근거로 불필요한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이 2023년 6월 18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동아일보, 2023년 6월 18일)."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일을 전후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24일 오염수 투기에 "일본 측의 투기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일일브리핑에서 밝혔다(국회뉴스, 2023년 8월 22일). 더 나아가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은 후쿠시마오염수 안전홍보 정부 유튜브 예산 10억 집행에 대한 국회 질의에 "정부와 과학을 믿으라는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23년 8월 25일). 우리나라 정부나 여당이 안전성이 입증 안 된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해 국민의 생명권이나 해양주권 수호에 나서기는 커녕 반대의견을 '괴담 운운'하면서 일본 정부의 '금기의 정치학'의 논리를 그대로 펴고 있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와타나베 에츠지(渡辺悦司), 엔도 준코(遠藤順子), 야마다 고사쿠(山田耕作) 공저의 <오염수해양방출의 쟁점-상중수소의 위험성(汚染水海洋放出の争点: トリチウムの危険性)>(緑風出版, 2021)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은 왜 경시되고 있는가? 내부피폭으로 건강이 어떻게 파괴돼 가는가?'라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방사선과학에서 본 삼중수소의 위험성-위험도를 사실상 제로로 하는 일본 정부·전문가의 허위'에 대해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들 학자는 일본 정부와 정부측 전문가들의 주장을 분석하면서 삼중수소를 둘러싼 정부측 논의가 과학적 검토를 행하기 '전에' 방사성물질로서의 삼중수소의 위험성은 '사실상 없다' '제로이다' '삼중수소는 안전하다'라고 하는 명제를 소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고 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오염수를 둘러싼 일본 정부·전문가의 입장은 매우 단순하다. 오염수에 대해 그 해양투기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 오염수에 대량 포함된 삼중수소(β선) 피폭에 의해 건강영향이 생길 '위험성'이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는 것, 삼중수소에는 인간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나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 이들 모두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풍평(소문)피해'에 불과하다. 또한 그러한 견해의 표명이나 확산을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선동해 '풍문피해영향'이나 '풍문피해'를 초래하는 '사회적 범죄' 행위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삼중수소방출의 '피해'나 '리스크'는 있다고 해도 '실제피해(實害)'가 아니고 이와 같은 '풍문피해영향'이나 '풍문피해'뿐이라는 것이다. 반원전·반피폭·피난자연대·재해피해자 지원 등의 시민사회운동을 통해 '삼중수소는 위험하다고 소란을 피우니까 피해가 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이에 대해 방사선과학자들은 '방사선피폭의 과학', 즉 방사선에 관한 물리학·화학·생물학·의학·역학·방사선방호학 등으로부터 이뤄진 방사선과학의 체계로부터 명확한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가능한 한 전면적으로 대치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전문가의 '삼중수소 무해론(無害論)' 주장이 얼마나 거짓이며 위험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들이 먼저 제시하는 것이 일본 정부각료회의 결정문서이다. 2021년 4월 13일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투기를 처음 결정했을 때의 '폐로·오염수·처리수대책 관계 각료 등 회의' 문서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에 관해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수소의 동류(방사성동위체)이며, 약한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물질. 삼중수소는 빗물이나 바닷물 수돗물 등 자연계에도 널리 존재한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는 삼중수소를 제거하기는 곤란. 삼중수소는 각국의 원자력시설로부터 방출되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는 전량 이상의 삼중수소가 1년간에 방출되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삼중수소가 원인으로 생각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 문서에서 삼중수소에 관해 규정한 것은 이것뿐인데 이 짧은 규정에는 허위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첫째, 이 문서는 삼중수소가 수소의 '방사성동위체'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 규정이 가진 특별한 의미나 위험성 및 리스크에 대하여 완전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삼중수소가 '방사성동위체' '방사성물질'이라면 당연히 방사성물질에 동반하는 '위험성'이 있을 터인데 17페이지짜리인 이 정부문서에 '풍평(風評)' '풍평영향' '풍평피해'라고 하는 낱말은 50회 가까이 나오지만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의 '위험' '위험성' '피해' '건강영향' '건강피해'는 한마디도 없고 '가능성'의 지적도 한마디 없다. 이는 정부가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는 '위험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둘째, 삼중수소가 '약한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물질'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얼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방사선에 관해 '약하다'고 하는 말은 과학적 용어가 아닌 '정서적' 용어라는 것이다. 방사선물리학에서는 방사선의 '에너지가 낮다' 따라서 '비거리가 짧다'고 하는 의미인데 일본 정부문서는 '정서적 표현'을 써서, 삼중수소는 방사성물질이지만 그것이 방출하는 방사선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약하고', 위험성은 '거의 없다' '사실상 없다' '무시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에너지가 낮고 속도가 빠른 '약한' 방사선은 방사선물리학의 법칙에서는 필연적으로 주위 분자에 대해 반응성이 높고, 생물학적 위험도가 오히려 높다. 정부문서는 이러한 방사선물리학의 기본법칙으로부터 사람들의 눈을 속여 '삼중수소의 위험성이 사실상 없다'고 하는 '이미지 조작'을 하려고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거짓'이다. 방사선물리학의 기본법칙과 관련해선 '(β선·α선과 같은) 하전립자(荷電粒子)의 속도가 느려짐에 따라 전리효과는 증대한다. 즉 β선 입자, α선 입자가 전리에 의해 에너지를 잃어 속도가 느려짐에 따라 한층 더 효율 좋게 전리를 일으킨다(존 고프만, 『인간과 방사선』 , 1991) p.43), 일본 정부문서 작성자가 이것을 몰랐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삼중수소는 빗물이나 바닷물, 수돗물 등 자연계에도 널리 존재한다'고 하는 것도 같은 정서상 표현을 통한 이미지조작이라는 것이다. '자연계에도 존재하기에 문제가 없다' '위험이 없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현재 자연환경 중에 있는 삼중수소의 대부분은 핵무기 보유국이 행해온 대기권 핵실험의 잔존물이든지 원전이나 재처리공장에 의해 인공적으로 배출된 환경오염물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의 원전·핵추진세력의 한축으로 자연계를 오염시켜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기 위해 방사성오염물 방출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주장은 이미 오염물로 자연계는 널리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오염시키는 것은 '영향이 없다' '위험성이 없다' '견뎌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넷째,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 삼중수소를 제거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삼중수소를 회수하는 기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회수기술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삼중수소는 각국의 원자력시설로부터 방출되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는 전량 이상의 삼중수소가 1년간에 방출되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 것은 방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후쿠시마원전에 있는 1PBq(페타베크렐, 1,000조, 10의 15승 베크렐) 규모의 삼중수소의 연간 방출이 '당연한 것처럼'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결국 금후 예정된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재처리공장의 본격가동에 의한 삼중수소 대량방출이나 금후 원전재가동, 특히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원전의 가동과 관련해 나오는 오염수를 '자유롭게' 방출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원전·재처리공장에서 환경 중에 방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자연계에서 우주선에 의해 생산되는 것과 거의 같은 규모에 이르는데 이러한 사태가 자연환경과 인간을 포함한 생물계 전체에 금후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인지에 대해 주목을 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섯째, '삼중수소가 원인으로 생각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은 정부문서나 전문가들이 상투적으로 반복하는 문구이지만 이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해양투기를 결정하기 전 내놓은 문서는 '삼중수소 안전·안심론'의 이미지조작을 거듭해 '거짓으로 거짓을 덮고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이들 방사선과학자들은 말한다. 일본 정부와 정부측 어용전문가들의 언설 나타나는 거짓과 단편화 사례 중 이들 학자들이 지적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정부나 정부측 전문가들은 '인간에는 멋진, 대단한 DNA손상 수복(修復)기능이 있어 삼중수소에 의한 DNA손상이 생겨도 수복되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수복은 완전하지는 않다. 가령 방사선에 의해 DNA 2개 고리의 직접 공유결합(가교)이 생긴 경우 수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가교는 피폭 1Gy(그레이)당 150개가 생긴다. 더욱이 삼중수소피폭의 경우에 다수 형성되는 DNA의 손상에는 수복이 곤란한 '클러스터손상'이 많다. 수복부전(不全)에 의한 유전자변이, 돌연변이, 암은 현실에 생기고 있다(아오야마 다카시·니와 오쓰라, 『방사선 기초의학』, 2016, p.207).
둘째, '삼중수소수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10일이며, 섭취해도 체내로부터 바로 배출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사람의 삼중수소 섭취가 100% 삼중수소수(HTO)이며, 그 중 3%만이 인체 내에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로 변화한다, 즉 97%는 HTO로 곧바로 방출돼 OBT의 영향은 무시할 수 있다고 하는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현실과 유리된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는 HTO를 섭취한 경우 인체 내에서 OBT가 형성되어 그 체내의 반감기는 HTO보다 훨씬 길어 500일 정도 된다. 또 인간은 삼중수소를 HTO로 섭취할 뿐만 아니라 식사를 통해, 식물이 광합성·화학합성 등을 통해 만들어낸 OBT로도 섭취한다. 따라서 이러한 삼중수소의 체내체류기간은 훨씬 길다는 것이다.
셋째, '일본 정부의 방출기준(6만Bq/L. 1리터당 6만Bq 이하)을 매일 2리터 평생 마셔도 건강에 영향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실제로 6만Bq/L는 염색체이상이나 DNA의 불활성화로 실험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최소치 수준(3만7000Bq)를 상회한다. ICRP 선량계수의 극단적인 과소평가를 고려하면 1년 이상 장기적으로 계속 음용하는 것은 사실상 치사량에 가깝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삼중수소는 환경 중에 방출해도 무한히 희석되어 가기에 농축이나 생물농축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삼중수소는 다공질의 점토나 모래 입자에 흡착되어 무기적으로 농축되고, 더욱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부터 시작해서 생태계 중에 생물농축이 된다는 것이다. 또 삼중수소수로 방출된 삼중수소는 유기물에 대해서 친화성이 있어 환경 중에 대부분이 OBT가 되어 인체에도 처음부터 OBT로 스며들게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후쿠시마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은 삼중수소뿐이며, 삼중수소만이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언설은 거짓라는 사실이 이미 명백해졌다. 실제로는 스트론튬90, 탄소14, 요소129 등 대부분의 방사성핵종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여섯째, '도쿄전력이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차서 증설할 토지는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토지는 '충분히 있다'는 것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본정부와 어용 전문가들의 주장의 특징은 '일방적인 단정'이라는 것이다. 삼중수소의 위험성도 '작다' '낮다'고 하는 말이 어느새 '매우 작다'거나 '극히 낮다'로 바뀌고, 더 나아가 '사실상 없다' '무시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것 또한 어느 순간에는 위험 혹은 위험성이 있다고 하는 견해는 모두 풍평(소문)이다. 위험 혹은 위험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히는 것 자체를 사람들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범죄행위'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짓을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지조작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이러한 삼중수소의 '위험성'이라는 말 자체를 말살하는 데 협력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있다는 게 문제다. 이러한 일본 정부와 어용 학자들의 이미지조작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와 소위 전문가들의 무비판적 태도 또한 다시한번 되돌아봐야 할 점인 것 같다. 정부와 어용전문가, 그리고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이 이미지조작을 통해 거짓을 과학적 사실로 믿게 하는 이러한 행태 자체가 심각한 사회적 범죄행위임을 소수의 양심적인 방사선과학자들이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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