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준, 방사청 KDDX 입찰 참가 자격 재심의 촉구

“수사당국은 은밀한 ‘방산 카르텔’ 척결하라”

27일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향후 입찰 참가 자격 유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린 가운데 서일준 국회의원이 성명을 통해 심한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

28일 서 의원은 성명을 내고 “HD현대중공업의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수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함정 관련 자료를 도둑 촬영해 회사 내부 서버를 통해 공유, 군사기밀을 탐지·수집 및 누설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전원 최종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빼돌린 자료들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념설계 1차 검토 자료 △장보고-III 개념설계 중간 추진 현황 △장보고-III 사업 추진 기본전략 수정안 △장보고-I 성능개량 선행연구 최종보고서 등 핵심 내용들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주요 사항들이었다는 것.

▲서일준 국회의원. ⓒ의원실

서 의원은 “사건에 대한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던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현대중공업은 겨우 0.056점이라는 점수 차이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KDDX 기본설계 사업을 가로채 갔다. 또 2020년 5월 KDDX 기본설계 입찰공고가 있기 불과 몇 달 전인 2019년 9월에 방사청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 업무 지침’이 당시 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변경됐다. 이는 결단코 방사청이 단독으로 행할 수가 없었고, 정권 차원의 비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방위사업청은 범죄행위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기 전까지 범죄에 연루된 기업이나 집단에 대한 제재를 미뤄왔다. 다만 직원들이 범죄 수사를 받는 데 따른 일부 감점을 사업 평가에 반영한 것이 전부였다”고 꼬집었다.

서일준 의원은 “전현직 방위사업청장들은 잇따라 국회에 나와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국민께 공언해왔다. 그럼에도 유감스럽게 어제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입찰 자격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투명성과 공정성이 중요한 국방·안보 사업에서 이러한 특혜 의혹은 심각한 문제다. 국가 방위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하는 엄중하고도 근본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방사청이 ‘방위사업법 59조에 따른 제재는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라고 주요 이유로 언급한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서 의원은 “어제 심의가 있기 전 한 언론은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이 돼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의 직원 1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KDDX와 관련한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한 사실을 보고한 보고서에 중역(임원)이 결재한 정황이 담긴 진술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 며 “이러한 내용이 어제 방사청 심의에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의문이다. 눈과 귀를 막고 가장 소극적인 태도로 가장 보수적인 결론에 이르려고 노력하지 않았는지 방사청 스스로 성찰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경찰이 HD현대중공업 임원이 외부 업체와 계약한 자료 등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불분명한 이유로도 한 차례 심의보류 했던 방사청이 이번에는 왜 심의를 보류하지 않았는지 또한 의문이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말도 안 되는 헐값으로 넘기려는 불공정매각 발표를 기습적으로 단행했다. 이후 각 나라 경쟁 당국의 심의가 지연되며 매각이 늦춰지는 와중에 거제의 양대 조선소 우수인력들이 현대중공업으로 유출됐다. 매각 소문이 돌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도 급감했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수상함 수주를 단 한 척도 하지 못했다. 대우에 의지하고 있던 부산·경남지역의 조선기자재 생태계 전체가 붕괴할 위험에 처했고 거제 상권은 초토화됐다”고 당시 지역상황을 되 짚었다.

이어 “다행히도 거제시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화오션이 안정적으로 출범하기는 했지만, 문재인 정권의 대우조선해양 죽이기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져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그룹)이 3000억 가까운 영업이익을 본 반면, 한화오션은 2000억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 피해는 또다시 거제시민과 협력업체에 엄청난 고통으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에 방산카르텔이 관행적이고 은밀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문재인 정권은 이들에게 ‘판’을 깔아주었다. 이제 그 ‘판’을 걷어야 할 때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철저한 수사 의지를 보이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 의원은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임원개입 여부가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의 입찰 참가 자격에 대한 재심의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찰을 비롯한 수사당국은 역량을 총집결해 ‘방산 카르텔’,‘방산 마피아’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방산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지금, 공정한 경쟁체제 확립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조건이며 또 반드시 공명정대해야만 법치주의 대한민국이 후세에 길이 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재심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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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경남취재본부 서혜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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