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변호사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조롱…일부 불법행위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 3만 명 육박…이스라엘의 라파지역 공습 이어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누적 사망자가 3만 명에 다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 변호사는 가자지구에서 군의 불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휘관들에게 이러한 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중심부 주거용 주택에 포격을 가해 팔레스타인인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군사 충돌이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2만 9410명이 사망했으며 6만 9465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지역에 대한 지상전을 예고하면서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쟁 이후 관리 계획을 내각에 제시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2일 보도했다.

매체는 네타냐후 총리가 해당 계획에서 "가자지구 업무는 '행정 경험'이 있고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에 관련되지 않은 '현지 공무원'들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던 하마스나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기구(PA)를 명확하게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같은 안이 제안된 배경으로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적 상황을 꼽았다. 매체는 "(연정 내각 내) 극우적인 장관들 중 일부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다시 세우고 영구적으로 점령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총리는 서방 세계에 남아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와 같은 형태로 PA가 가자를 통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연정을 이루고 있는 극우적 색채의 관료들을 달래는 동시에, 서방의 지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번과 같은 애매한 표현의 안을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매체는 이스라엘군(IDF)의 수석법무관인 예파트 토머 예루샬미 소장이 21일 지휘관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IDF의 불법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 따르면 예루샬미 소장은 "IDF의 가치와 명령에서 벗어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사례를 마주했다"며 "용인하기 어려운 현상을 조장하는 부적절한 발언, 억류자에 대한 부당한 무력 사용, 비작전적 목적을 위한 사유 재산의 사용 또는 제거를 포함하는 약탈, 명령에 반하는 민간 재산의 파괴"등이 IDF에 의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사건들은 규율 영역을 넘어 범죄의 문턱을 넘었다"며 가자지구에서 IDF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행위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그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징계 조치 등이 필요한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샬미 소장은 "개인의 이러한 행위는 도덕적이며 존엄한 군대인 IDF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국제 무대에서 IDF의 전략적 피해를 야기하며, 그 심각성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예루샬미 소장의 이날 서한은 IDF 참모총장인 헤르지 할레비 중장이 군 병사들에게 이스라엘군은 복수를 위해 행동하거나 대량학살을 벌이는 등의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한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할레비 중장은 "우리는 인간답게 행동하며, 적과는 달리 인간성을 유지한다. 우리는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테러리스트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도록, 우리의 것이 아닌 어떤 것도 가져가지 않도록, 복수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매체는 할레비 중장에 이어 예루샬미 소장이 가자지구 내에서 IDF의 행동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발표한 데에는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이스라엘 군인들의 영상이 드러내는 것 : 파괴를 환호하고 가자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경멸하는 발언을 하고 민간 재산을 파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사가 발행된지 몇 주 만에 IDF 군 수뇌부에서 연이어 관련 입장이 나오면서,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군의 부적절한 행위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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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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