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독주'유지 지역정치 망가뜨리는 공천시스템 폐기돼야

[지방정치 오디세이 33] 부작용만 커지는 당내 경선방식 이대로 좋은가?

22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마다 총선에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가려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전북의 경우 지난 수십년동안 '민주당의 텃밭'쯤으로 여겨져 온게 사실이다.

민주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뜨겁기만 하다.

일부 언론사에서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 예비 후보들간의 토론회를 보더라도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고 상대 후보를 헐뜯는 모습들이 오히려 유권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방정치 최일선에서 지역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의원들까지 각자 당의 공천을 받을만 하다고 판단되는 예비후보를 밀어 눈도장을 받으려고 중앙당의 중립의무 규정마저 어기면서 줄서기 행태를 보이면서 지방정치의 위상과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신성한 공간인 의회 석상에서조차 자신이 지지하는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일삼으면서 지방의회를 국회의원선거 대리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후보자 경선 선거부정신고센터를 개설했지만 이같은 행태는 그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총선 예비후보들이 쏟아내고 있는 공약 역시 오로지 지역민을 현혹시켜 표로 연결시키기 위해 무차별적, 무계획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왜냐면 후보시절에 당선만을 위해 임기 내 실현불가능한 것까지 포함시켜 밝힌 공약들은 다음 총선에서는 오히려 상대후보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악재가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 피해는 지역발전을 애타게 원하는 유권자들에게는 희망고문으로 작용하기 일쑤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비후보들간 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물고 늘어지는 장면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상대후보가 내걸지 않는 공약을 발굴해 유권자들에게 선보인다고 하지만 재탕,삼탕은 기본이다.

특히 대부분의 공약들은 지역민의 의견수렴과 지자체, 단체장, 관계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텃밭,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전북지역에서 민주당 예비후보간에 진행되는 경선은 득보다는 오히려 지방정치와 지역정서를 분열시키고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본선에 접어들기도 전에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성명서와 경고문 발표가 난무하면서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혐오감까지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텃밭으로 여기는 전북에서 피가 낭자한 혈전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대통령은 또 부산을 찾아 장밋빛 지역개발용 '선물 보따리'를 몽땅 풀어놨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이 가덕신공항,북항 재개발,철도 지하화 등 기존 사업들을 재탕한 립서비스를 남발하고 떠났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후보들끼리 연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전북과 어떻든 대통령이 굵직굵직한 지역개발사업의 선물을 던지고 간 부산과 비교해 볼 때, 선거를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 무게감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민주당의 공천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에 후보를 사퇴했던 이중선 당시 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공천제도에 대응하려면 조직과 돈이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에 선거브로커들이 개입할 여지가 크고 후유증이 심하다”면서 제도개선을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현행 민주당의 공천제도는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가 많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돈이 들어 가면서 여러 가지 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문제가 있는데도 현행 공천방식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정되기를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지방정치를 망가뜨리고 지역정서를 분열시켜 놓고, 일당 독주 지역에서 경쟁력있는 후보가 선정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또 지역을 분열시켜서 경쟁력있는 좋은 후보를 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지역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텃밭으로 여긴다면 그만큼 더 그 지역을 위해 더 헌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 당의 책임있는 공천을 받아 국회에 진출해서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는데 진력할 수 있도록 좋은 경선방안을 마련하는데 민주당이 더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

지역민이 균열되고 지역정치가 망가지는 공천시스템은 지금부터라도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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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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