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남북 지도자들, 지지율 만큼은 '대화합'?

통일부, 탈북민 대상 인식 보고서 발표…김정은 부정평가 50% 넘어 윤석열과 비슷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탈북민 과반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의 지도자들이 서로에 대한 날선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부정평가 비율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6일 통일부는 이날 발간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에서 탈북민 635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5%가 북한에 있을 때 정치지도자로서 김정은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을 기준으로 2011년 이전 탈북민 3333명, 2012년 이후 탈북민 3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김 위원장의 통치를 직접 경험한 2012년 이후 탈북민들이 2011년 이전 탈북민보다 김 위원장에 대해 더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정은 정권 초기가 포함된 2011~2015년에는 김정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비율이 22.3%였는데 2016~2020년에는 14.5%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부정적 평가를 시기별로 나눠보면 2000년 이전 탈북민 59.4%, 2001~2005년 탈북민 51.6%, 2006~2010년 탈북민 49.6%, 2011~2015년 탈북민 57.2%, 2016~2020년 탈북민 60%로 집계됐다.

이어 통일부는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전 지역에서 김정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비율이 50%를 넘었으며, 평양이 가장 부정적이었다"며 평양에 거주했었던 응답자의 59.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접경지역의 경우 긍‧부정평가가 각각 55.4%와 20.0%, 비접경지역의 경우 각각 54.8%와 22.9%였다.

김 위원장에 대한 탈북민들의 부정적 평가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부정 평가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나타났다.

이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4개월 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60%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셋째주부터 2월 첫째주까지 매주 실시한 윤 대통령에 대한 긍‧부정평가 결과 부정평가가 가장 낮은 시기는 11월 둘째주의 55%, 가장 높은 시기는 1월 넷째주 및 2월 첫째주의 63%였다.

한편 탈북민들은 김 위원장의 '권력 승계'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다소 완화된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통일부는 2011년 이전 탈북민 2614명과 2012년 이후 탈북민 2664명 등 총 52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8%가 북한 거주 시점에서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권력승계가 정당하다고 생각했었다는 비율은 26%였다.

권력승계에 대한 평가를 시기별로 살펴보면 2000년 이전 탈북민의 경우 33.6%가 부당하다고 답했고 24%가 정당하다는 답을 내놨다. 2001~2005년 탈북민의 경우 부당 대 정당이 35.2% 대 23.6% , 2006~2010년 탈북민은 36.6% 대 23.1%, 2011~2015년 탈북민은 47.9% 대 27.8%, 2016~2020년 탈북민은 56.3% 대 28.4%로 나타나 김정은 집권 시기 탈북한 탈북민들의 부정적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에 대한 평가도 권력 승계와 마찬가지로 응답자의 다수가 부당하다고 답했으나, 세대별로 엇갈리는 경향이 보였다.

통일부는 2011년 이전 탈북민 268명, 2012년 이후 탈북민 475명 등 총 743명의 탈북민을 대상으로 '백두혈통의 영도체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4%가 유지되면 안된다고 응답했으며,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는 비율은 37.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백두혈통 영도체계에 대해 고령의 탈북민일수록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통일부는 " 20대 응답자 중 백두혈통에 의한 영도체계에 부정적이었다고 밝힌 비율이 54.9%로 절반을 넘었고 30대, 40대는 백두혈통에 의한 세습에 관해 부정적 시각과 긍정적 시각이 팽팽했다"며 "반면 50대 이상은 긍정적 시각 47.4%, 부정적 시각 35.4%로 북한에 있을 때 백두혈통에 의한 영도체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힌 비율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 지난해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일에 각각 기념행사에 참석한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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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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