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홍해로 파병? 국방부 "현재까지 결정된 것 없어"

파병하면 미·영 주도 예멘 반군 공격 가담…중동 확전 가능성 높아져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가 미국과 영국 주도의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에 파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15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홍해 상황과 관련해 군사작전 지원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국방부는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상황과 관련한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실제 파병이 이뤄질 경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냐는 질문에 전 대변인은 "어떤 상황이 달라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동의받은 내용과 달라진 상황이라면 (동의가 필요할) 텐데 현재까지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동아일보>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상황이 격화되면 선박 보호 활동을 넘어 실제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국제사회에 동참을 요청하는 만큼 우리 군도 지역 안정을 위해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헀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미국과 영국처럼 홍해에서 후티를 직접 타격하는 방안이 아니라 홍해 입구에서 후티의 드론을 요격하는 등 방어 작전을 주로 수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작전 임무까지 언급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 중인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대응으로 예멘 내 후티 세력권을 공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영국과 함께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부 여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홍해는 세계적으로 많은 화물이 이동하는 수역이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12% 정도를 처리하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돼 있어 이 지역의 안정이 중요한 국가들이 많은데, 미국이 이같은 점을 활용해 각국에 지원 요청을 하고 있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정부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주관한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에 참석해 홍해 항로 내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다국적 함대' 기여 요청을 미국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해와 가까운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의 파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군 파병에는 국회 동의 문제가 있는데, 신문은 군 안팎에서는 별도의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이 의결됐는데, 여기에는 유사시에 연합해군사령부(CMF) 및 유럽연합(EU)의 해양안보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청해부대의 임무로 명시하고 있다. 이 중 CMF가 미국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활동 중인 39개국 해군 연합체이고 한국 역시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고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국회 동의 없이 동의안에 따라 파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군사적 충돌로 안보 위기가 높아진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영국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확전 방지 차원에서도 파병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아덴만 인근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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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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