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토 표기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까지…새해부터 영토·과거사 도발한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에 독도 자국 영토로 표기…독도 논란 있었던 국방부 "독도 수호 의지 변함 없어"

새해 첫 날부터 독도 및 과거사와 관련한 일본의 부적절한 행위가 연달아 벌어졌다. 최근 정신전력교재에서 독도에 대한 기술 문제로 논란을 겪은 국방부는 군의 독도 수호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외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1일 일본 기상청은 진도 7.6의 강진이 발생한 뒤 해일(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 등을 발령했는데, 이 때 독도를 자국의 영토인 것처럼 주의보 지역에 포함시켰다.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보라색의 대형 쓰나미 경보와 빨간색의 쓰나미 경보, 노란색의 쓰나미 주의보 등을 분류해서 표기했는데, 독도가 노란색으로 표기된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그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따라 독도를 자국 영토인 것처럼 표기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표기도 이같은 방침 하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 일본 기상청이 해일(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독도(파란색 네모 안)를 쓰나미 주의보에 해당하는 노란색으로 표기했다. 기상청은 그간 일본 정부의 방침에 따라 독도를 자국의 영토인 것처럼 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 한국 국방부는 지난해 말 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이 있는 지역이라고 기술하면서 일본의 '독도 영토 분쟁화'를 도와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방부를 질책했지만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고 사과드리겠다"는 애매한 표현을 남기며 명확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2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기상청의 독도 표기에 대해 "그간 일관되게 밝혀온 바와 같이 국방부와 우리 군의 독도 수호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전날 광복회의 국방부 비판 성명에 대해서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광복회는 1일 성명에서 "국방부가 편찬한 '정신 나간' 정신전력교재가 그동안 신원식 장관의 일탈적 언행과 역사의식, 대한민국과 군 정체성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의 반영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국방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광복회는 신 장관에 대해 "언론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자 정당한 것처럼 변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을 질책하자 그제야 서둘러 교재를 전량 회수하는 소동을 벌였다"며 "지금도 장관은 독도가 분쟁지역이라 믿는데 대통령의 질책으로 겉치레로 수정할 뿐이라고 우리는 인식한다"고 평가했다.

광복회의 이같은 성명에 대해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대변인은 "광복회가 어제 발표한 내용은 잘 보셨겠지만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논리적인 비약이 좀 있고, 그래서 굳이 논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건에 대해서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엄중 항의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며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 대변인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으나,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주한국 일본대사관의 주요 당국자를 불러들여 항의하는 '초치'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 지진 피해가 발생했다는 상황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1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정오에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이 "나라를 위해 노력했던 분들의 영혼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참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내각에 참여한 그는 추계 예대제 (가을 제사) 기간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으며, 내각 입각 전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실제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지난 2011년 8월 독도 영유권 주장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포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고 9시간 동안 공항에 체류하다가 일본으로 돌아간 바 있다.

임 대변인은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의해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합새돼 있으며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받드는 시설로, 이 중 90%에 해당하는 약 213만 명은 태평양전쟁과 관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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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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