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지속 찬반 여론 팽팽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리더십 의문도 커져

야권 주자 키이우 시장 "젤렌스키, 본인 실수로 실각할 것"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이른바 '대반격'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전쟁 지속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이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는 지난 11월 우크라이나의 사회 연구 및 여론조사 기관인 '평가 그룹'이 우크라이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는 다른 국가가 참여하는 협상을 통해 러시아와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48%는 협상을 포기하고 영토를 수복할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지난 조사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인데, 올 여름에 조사했을 때 영토 수복 시까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이 60%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쟁에 나갈 가능성이 높은 18~35세의 경우 45%의 응답자가 협상을 지지했고, 친 러시아계 주민이 상당수 거주하면서 주요 전장이 되고 있는 동부 지역의 주민들의 경우에도 51%의 응답자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36세 이상과 서부지역에서는 각각 50% 응답자가 영토 수복 때까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런 와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을 통해 전쟁이 교착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던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국민들의 신임을 더 많이 얻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각) <AP> 통신과 인터뷰를 가졌다. ⓒAP=연합뉴스

<스트라나>는 해당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잘루즈니 사령관의 직무 수행에 대해 82%의 응답자가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우 72%의 지지를 받았다.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63%가 잘루즈니 사령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전적인 지지는 33%로 집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상황을 언급하며 내년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실제 예정대로 선거가 진행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사령관이 출마할 경우 각각 47.4%와 30.7%의 지지를 얻어 어느 쪽도 과반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기관은 예상했다. 두 후보가 2차 투표를 진행할 경우 젤렌스키가 42%, 잘루즈니가 40%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권의 대표적 대권 주자인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2일 스위스 매체인 <20분>(20 Minutes)과 인터뷰에서 젤렌스키가 본인의 실수로 정권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누가 효과적이고 그렇지 않은지 볼 것이다"라며 "많은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젤렌스키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따른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사람들은 왜 우리가 이 전쟁에 잘 대비하지 못했는지 궁금해 한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왜 끝까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부인했는가"라고 따졌다.

클리츠코 시장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판단에 동의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부인한 것에 대해 "때때로 사람들은 진실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여전히 전쟁 중인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전쟁 중에는 대통령을 교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전쟁이 끝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성과와 실패에 대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현지시각)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가 <이코노미스트>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음 또는 두 번째 임기를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젤렌스카는 대통령 임기 종료 이후의 삶에 대해 "우리 가족은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어디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휴가를 가질 것이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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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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