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사로잡는 '여주의 적토마'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 "'뒷짐형' 의장 지양, 그저 일꾼 중에 '상일꾼' 불과"

일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시민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고, 욕을 먹더라도 할 말, 해야 할 일은 꼭 하고 만다.

체면 따윈 사치로 여긴지 오래다.

평균 출근 시간 오전 7시, 퇴근 시간 밤 11시. 너무 열정적인 업무자세 탓에 의회나 집행부에서 좋은 소리 못 듣고 있다.

오롯이 시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비판도 기꺼이 감수한다.

'여주의 적토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62)의 의정활동 스타일이다.

▲정병관 여주시의회의장 ⓒ여주시의회

여주에서 40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7월 지방선거 첫 도전해 시의원 배지를 달았다. 운 좋게도 시의회 개원 첫날 의장 자리에 올랐다.

의사봉 한번 두드려본 적 없는 '초보 의장'이지만, 풍부한 행정 경험과 공직시절 시의회 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여느 지방의회 의장과 달리 실무형 의장을 자임한다.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지방의회의 의장이기 이전에 시민들이 뽑아준 지역구 시의원이란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는 소신에서다.

"의장이랍시고 자리에 앉아 결제나 하고 권위나 부리는 그런 '뒷짐형' 의장은 처음부터 지양했습니다. 의장은 그저 일꾼 중에 '상일꾼'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한없이 낮춘 적토마 의장의 소신은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의회 입성 이후 모두 29건의 조례를 발의했다. 여주시 소멸위기 대응 및 인구 정책 조례와 여주시 고령노인 목욕비 및 이미용비 지원 조례 등 주로 민생관련 조례가 대부분이다.

같은 기간 정 의장을 포함해 여주시의원 7명 전원이 발의한 조례 총 65건 중 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일 평균 7~8곳의 행사장이나 민원현장을 찾고 있으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시의회에 올라온 건의사항(탄원서 청원서 진정서 등) 91건을 처리했다.

통상적으로 의장은 행정사무감사에 잘 참여하지 않지만 그는 기꺼이 참여해 동료 의원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에도 집행부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는 그다.

예산, 조례, 공유재산 심의에도 직접 참여함은 물론 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을 꼼꼼히 챙기며 그날그날의 의정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 ⓒ여주시의회

특히 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주말 휴일 평일 없이 매일 밤 11시를 전후해 시의회에서 퇴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그는 1년 365일 중 약 40일을 빼곤 매일 저녁 시의회에서 늦은밤까지 업무를 본다.

그 이유를 묻자 정 의장은 "오늘 있었던 일을 되짚어 정리하고, 축사 내용부터 내일 할 일 준비도 하고 연구·공부를 하기 위해서 (늦은밤 나홀로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1년 반 가까이 저녁 약속이나 행사 일정을 마친 뒤엔 어김없이 시의회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는다는 정 의장은 "임기 중 자기 사전에 초저녁 퇴근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채근한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을 모두 반납하지 않으면 소화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는 "나는 아직 혼자(모태솔로)라서 부양할 가족이 없다 보니 다른 의원들에 비해 특별한 구애 받지 않고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그는 미혼이다.

공직시절 노래자랑에서 인기상 받을 정도로 다분한 '끼'를 겸비하고 있는 그는 늘 시민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여주의 우황청심환'을 자처하고 있다.

"시민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는 정 의장은 "모든 시민이 원하고 바라는 일이 해결되고, 모든 시민이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희생도,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성과 지성을 겸비한 남자 여주의 우황청심환 정병관, 여주의 적토마 정병관입니다." 이렇게 부지런하고, 이렇게 씩씩하고, 이렇게 유쾌한 의장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 ⓒ여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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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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