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민주, 병립형 회귀로?

"현실의 엄혹함 무시할 수 없는 상황…전대 룰 논쟁, 이해해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한다면 적절하게 대화와 타협을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상과 현실 중 현실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사실상 병립형 비례대표 회귀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지역구 불출마를 걸고 준연동형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한 이탄희 의원을 비롯한 당내 '원칙론'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28일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실의 엄혹함이라고 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쁜 세상이 되지 않게 막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지 않고 21대 국회 이전의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기는 선거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 주세요'라는 시청자 댓글을 읽은 후 "맞다. 선거는 승부 아닌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말했다. "어쨌든 선거는, 뭐 무조건은 아니지만, 어쨌든 결과로는 이겨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민주연구원은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할 경우 국민의힘에 35석이 뒤진다는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에서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흐름을 막기 위해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총선에서 저의 용인정 지역구에 불출마하겠다"며 "내일 의원총회에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연동형비례 선거제를 사수하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길, 그 길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위대한 결단이고 국민이 선택했던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공약으로 위성 정당 금지, 연동형 비례제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강화하는 당규 개정안을 추진해 논란이 이는 데 대해 이날 방송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이견도 있지만 서로 이해해주고 함께 가면 좋겠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당원 중심의 정당'을 약속했는데 성과를 못 냈던 게 사실"이라면서 "당내 통합의 문제도 있고 당 반발도 심해서 쉽게 결정은 못했는데 분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20대1 미만이 뭐냐'고 하고 다른 쪽에선 '지금 이게 왜 급하냐'고 한다. 양쪽에서 욕을 먹고 있다"면서 "아마 내년에 가면 '전당대회를 앞두고 왜 손대느냐'고 할 것이다. 왜 지금이냐는 사실은 적절한 논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가까이서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데 그때 규칙을 바꿀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7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전당대회시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70% 비중으로 하되 비중 차이를 20대1 미만으로 한다'는 내용의 당규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당 비주류는 권리 당원 가운데 강성 지지층이 많기 때문에 이번 당규 개정으로 '팬덤 정치'가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방송을 통해 권리당원 비중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유튜브 '이재명'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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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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