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논란 의식했나? 홍익표"여성안전 예산 충실히 담겠다"

본회의 일정 무산에는 "강한 유감…30일부터 이틀 본회의 열 것"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민주당은 여성의 안전과 평등한 일자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예산안에 충실히 담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여성 지우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성 예산 확보'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여성) 폭력의 형태는 다양해지고, 피해자는 늘어만 가는데 여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여성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정부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도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포함해 이주여성, 북한이탈여성, 폭력피해 예방을 위한 인식 개선 홍보 예산 삭감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정부가 삭감한 예산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히 여성폭력 방치에 가깝다"며 여성 폭력 방지 예산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원내대표는 한편 23일 본회의 일정 취소와 관련 "국민의힘과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의 일방적 회의 취소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오늘 본회의 일정은 이미 오래 전에 확정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사항이었다. 이런 식으로 약속을 저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이 이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의 탄핵 소추안을 다시 발의하고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별법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국민의힘이 본회의 개최에 반발한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23일 본회의 일정을 여야 원내대표 간 협의하지 않았다며 법사위 법안 심사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산회를 선포했고,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본회의 개최 여부와 법안심사는 별개"라며 회의 진행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 무산에 따라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와 협의해 23일 본회의를 취소했다. 오는 30일과 1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대해서도 여야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예산안이 합의돼야 본회의를 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과 1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일정대로, 민주당이 계획한 일정대로 11월 30일과 1일 본회의를 열고,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30일에 기존 안건 5건과 헌법재판소 임명동의안을 포함해서 법사위가 정상화만 된다면 법률안을 30일에 모두 일괄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안을 무산시키기 위해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한 법사위원장의 발언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고 직권 남용"이라며 "탄핵이 여야 간 합의가 돼야 추진하는 것이냐. 국회법 어디에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동관 위원장은 국민의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 너무 궁금하다"며 "이 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민생법안을 다 던져버리고, 헌법재판소장도 던져버렸다. 심지어 예산안도 던져 버릴 것 같은 기세"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법사위에서 134개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다"며 "그런데 다 던졌다. 누구를 위해서? 이 위원장을 위해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이 헌재소장에 대한 임명절차 진행하기로 합의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법공백을 지금까지 운운했던 건 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심지어 예산도 던질 기세인데 11월30일, 12월1일 얘기하면서 예산 합의 운운했다"며 "속마음은 예산 합의 안되게 만들어서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탄핵을 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민생, 안전, 사법 공백을 다 외면하고 오로지 이 위원장만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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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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