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전산망 마비에 이상민 "국민께 송구"…민주당 "대한민국 석기시대로"

사흘만에 가까스로 정상화…국민의힘 "매우 송구, 반면교사로"

정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가 사흘 만에 정상화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업무처리가 지연·중단돼 국민께서 큰 불편을 겪으셨다. 국민께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장애로 발급이 지연된 민원서류와 관련해서는 신고기한 연장과 소급 처리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18일 저녁 8시 30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행정 전산서비스 장애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이 정상적으로 지방행정 전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속한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 장애 원인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이 17일 오전부터 장애를 일으키며 지방자치단체 전산망이 마비,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 당일 오후부터 정부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24'까지 멈추면서 혼란이 커졌다. 전산 장애로 마비됐던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는 전날 오전 10시쯤 임시 재개됐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부터 8일간 일정으로 한국의 '디지털 정부'를 홍보하기 위해 포르투갈을 거쳐 미국을 출장 중이었다. 지난 17일 고기동 차관으로부터 전산서비스 장애 발생 및 복구 상황을 유선으로 보고받은 뒤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전날 오후 조기 귀국했다. 행안부는 '정부24'를 임시로 재개했지만 장애를 일으킨 '새올'에 대해선 아직 복구 작업 중이다.

이 장관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민원서류 발급 장애에 따른 임시발급 방안을 마련하고, 전국 민원실에 빠짐없이 안내해 국민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용자원을 모두 투입해 신속한 복구와 대국민 서비스 재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민간전문가와 함께 장애 원인으로 추정되는 네트워크 장비를 포함해 모든 장애 원인을 파악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장애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국민의힘도 19일 논평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로 많은 국민들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선임대변인은 "미국을 방문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사태 발생 즉시 정부합동TF(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장애 원인 점검과 사태 파악을 위해 신속히 나섰다"며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장애 대응체계와 서버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고 더 탄탄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선우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가 계속되며 끝이 보이질 않는다"라며 "여전히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당장 내일이 월요일인데 언제 완전 복구될지 기약도 없다"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한 총리는 24시간 만에 뒷북 사과 한 마디로 끝이고, '디지털 정부'를 홍보한다며 해외에 갔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산망 마비로 부랴부랴 귀국했다"며 "대한민국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고 겨우 뒷북 사과뿐"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국정과제라더니 완전히 포기했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은 '바지 총리' 뒤에 숨어있지 말고 국민께 직접 나서 사과드리라,. 이상민 장관이 이번에도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버틸지도 지켜보겠다"고 윤 대통령 사과와 주무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19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행정시스템이 사흘 만에 완전 복구됐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정부24를 통해 민원을 발급하는 데에 불편함이 전혀 없고, 이틀간의 현장점검 결과 시도·새올행정시스템도 장애가 없다"면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는 모두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월요일인 20일부터 각종 증명서 발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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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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