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시돌 목장 인근 폐기물 처리 증설 사업... 환경성 조사 엉터리"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 환경성 조사서 전면 재평가해야"

성이시돌 목장 인근에서 폐기물 처리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가 최근 10년간 무려 17건에 달하는 환경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정봉숙)은 1일 논평을 통해 해당 업체는 "최근 10년 동안 위반한 환경 법규가 17건에 달하며, 심지어 제주시의 증설 허가를 받은 뒤에도 6건의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이시돌 목장 인근에서 추진 중인 폐기물 처리시설의 증설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해당 시설은 도내에서 유일하게 하수 슬러지를 처리하는 시설로 평소에도 악취 민원이 이어지며 지역주민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던 시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초 100톤인 하루 슬러지 건조량을 300톤으로 늘리고, 35미터 굴뚝까지 설치해 폐합성수지와 폐목제, 폐섬유와 폐지 등 50톤을 소각하겠다고 제주시에 허가를 받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수시로 환경 법규를 위반하며 사업을 해 온 것인데 당연히 시설 증설 허가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특히 "업체가 슬러지를 야적했던 곳이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과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야적한 곳 주변의 고인 물의 수질은 하수처리장의 원수보다 더럽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문제는 업체가 제출한 환경성 조사서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다는 점이며, 사업 허가를 유리하게 획득하기 위해 내용을 인위적으로 뺐을 가능성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우려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증설 사업 부지에 대해 "업체 반경 2km 내에 청소년 수련원이 있고, 청소년 수련원에서 걸어서 1분 남짓 거리에 1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가 제시한 환경성 조사서에는 "청소년 수련시설이 시설에서부터 960미터 떨어져 있는 종교시설로만 명시하고,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없다고 적시했고, 심지어 일대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표기하기도 했다"특히 "명백히 시설이 운영되고 주변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거짓으로 환경성 조사서를 작성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한 제주시의 평가에 대해 "업체가 제출한 환경성 조사서의 진위를 확인하려면 당연히 현장을 방문하고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하지만 당시 제주시 담당자는 변경 허가 과정에서 환경성 조사서를 서류로만 검토하고, 현장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면서 "환경적으로 문제가 발생할지 안 할지를 서류로만 확인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행정행위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성 조사서에 허점은 물론 거짓 작성 의혹이 터져 나오고, 환경성 조사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제대로 된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 해당 사업의 허가 과정의 문제는 너무나 명백하다. 제주시는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고, 해당 환경성 조사서에 대한 전면 재평가와 더불어 증축에 대한 내용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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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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