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주요 사업들이 신뢰 부족으로 갈등을 부추겼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도의회는 31일 오후 제42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각 상임위원회가 부의한 148건의 (조례안 38건, 동의안 106건, 의견제시 1건, 청원 1건, 기타 2건)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김경학 의장은 이날 폐회사에서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적과 질타가 쏟아졌다"며 "시정 요구와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우선 "예산 낭비 사례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며 "도청에서 13억 원을 들여 구입한 드론 92대 중 3년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총 사용 횟수가 5회도 안 되는 드론이 절반 이상이었으며, 심지어 분실한 것도 있었다. 공용 차량과 공공자전거는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데도 개선 노력이 없고, 고향사랑 기부금 홍보를 위해 편성된 5억 원의 예산도 엉뚱한 곳에 사용하며 낭비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오영훈 도정의 주요 사업들이 신뢰 부족으로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행정 체제 개편 용역은 의도적인 비용 축소, 효과 부풀리기 등 우려와 비판이 표출되고 있다"며 "이는 용역의 진행 과정이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못할뿐더러, 도민사회의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특히 "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놓은 들불축제는 패널 구성이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으니, 결론이 쉽게 받아들여질 리가 만무하다"며 "또한 수소버스, 수소 트램은 경제적 효과 입증이 어렵고, 기술력도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고 질책했다.
부실 계약, 입찰 부적절성, 공직자의 소극 행정 등에 대해 김 의장은 "하수슬러지 처리, 사업장의 환경오염과 악취 유발로 인해 민원이 제기되는 등 위법 행위가 있음에도 행정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며 "제주도정의 운영 관리와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제주도가 공유재산을 무상 증여해 지어진 국제학교를 JDC가 일방적으로 매각하고 있음에도 절차에 개입하지 못하는 제주도정의 역할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며 "서귀포시가 운영 근거도 없는 수십 명의 자문단을 구성해 국외 여비를 지원하면서 시장이 사조직에 대한 특혜 시비까지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부실한 공공기관 관리에 대해 "청년센터, 더큰내일센터, 테크노파크, 문화예술재단, 제주 컨벤션 뷰로 등 공공기관의 막대한 예산 지원 아래 운영되고 있는데, 운영과 관리 감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며 "서귀포의료원에서 마약류인 향정신성 약품이 분실됐는데, 이를 은폐하는 데 급급한 것은 대표적인 기강 회의라 할 수 있다. 앞으로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각종 센터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운영 상황과 관리 감독 시스템을 심도 있게 재점검해 경영혁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 대해선 "교육감의 핵심 공약 사업인 드림 노트북이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인해 시가 3억 4천여만 원에 이르는 200여 대가 창고에 방치된 채 묵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애인 예술단원 모집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강도 높은 질타도 있었다"며 "이 밖에도 오락 청사 운영의 비효율성, 서부중학교 신설 부지에 대한 문화재 영향 검토 미흡 등도 제기됐다. 집행부에서는 이번 임시 회의에서 지적된 사항과 개선 요구 사항에 대해 반드시 시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주실 것을 강력하게 주문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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