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글로컬30대학 사업시행계획 암울

새만금 대폭적인 예산삭감...이차전지기업 투자철회 우려, 새만금거점 대학-산업도시 구축 구상도 흔들...중도 이탈 학생 대책도 막막

전북대학교가 지역발전을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을 자처하며 글로컬30 대학 본선 지정에 도전하고 있으나 사업 실행계획 초기 단계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오봉 전북대총장은 지난 6월 글로컬3.0대학에 예비 선정된 이후 새만금 부지에 지역대학과 지역 특화산업을 이끄는 기업 간 상생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 폐교부지를 활용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재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전개되는 상황을 살펴 보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새만금 주요SOC예산이 78%가 삭감되면서 새만금에 입주예정이던 이차전지 기업들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지난 2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들은 정부의 의지를 믿고 새만금을 선택했는데 관련 예산이 삭감되자 '힘이 빠진다'면서 심지어는 '투자철회' 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전북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새만금사업이 정부의 예산삭감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양오봉 총장이 당초 기대했던 '새만금거점 대학-산업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총장은 또 지역의 폐교(남원 서남대)를 활용한 지역재생모델을 혁신방안으로 제안했다. 양 총장은 "전북 남원에 2018년 문을 닫은 대학이 있는데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등으로 활용이 모색되다가 잡초만 무성한 도심 속 흉물이 되면서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지난 22일 남원시 시민사회단체들은 “남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권리이자 정부의 약속이다”며 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대는 또 지역 거점대학으로 지역발전에 책무가 있다면서 전북도내 14개 시군의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지역발전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협약을 체결한 곳은 남원시 한 군데 뿐 이다.

이밖에 전북대 로스쿨은 해가 갈수록 수도권출신 학생이 2023년도에는 92%가 넘는 등 지역출신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또 학생 수급이 해마다 어려워지면서 유학생 5000명 유치 계획을 밝혔으나 지난 2021년 전북대 외국인 유학생 수는 1500여 명, 도내 전체 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가 3400여명 수준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북대 홀로 5000명 유치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대에 입학은 했으나 중도 이탈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지난 17일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방 이공계 학생의 감소는 지역 산업 성장의 약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제시한 '지방거점 국립대 중도 탈락 학생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2020년∼2022년) 동안 중도 이탈한 전북대학교 학생은 3042명, 공과대학 학생은 1천명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공과대학 1천명, 경상대학 340명, 자연과학대학 335명, 인문대학 307명, 사회과학대학 148명 등 순이었다.

이날 함께 국정감사에 임한 전남대학교, 제주대학교보다 높은 수치며 전국의 지방거점 국립대 10곳 가운데는 경북대(3469명), 부산대(3101명)에 이어 3번째였다.

서 의원은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달라"고 말하자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산업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좋은 입법을 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말하자면 자구책은 없는 셈이다.

ⓒ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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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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