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존슨 미(美) 이지스 구축함 당장 제주를 떠나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가 미국 7함대 랄프 존손 이지스 함의 강정항 입항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랄프 존슨 이지스함(9200톤)은 지난 2월 28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라파엘 페랄타(DDG-115)와 동급으로 줌 월트 급보다 한 단계 낮은 알레이 버크 급이다. 현재 운행되는 미 이지스 구축함 중 가장 최근 구축된 공격적 군함에 속한다.

▲강정평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가 지난 2일 랄프 존슨 미 이지스 구축함 입항을 강하게 비판했다.ⓒ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지난 2일 입항한 "랄프 존슨 미 이지스 구축함은 당장 제주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미 이지스함 입항에 대해 해군은 "‘한미 연합방위 태세 강화’와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한 교류 협력 활동’을 말하지만 이 허울 좋은 말들은 전시작전권도 없고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철저히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한국이 식민지임을 의미함에 다름 아니다"라며 "또한 무력과 무력 위협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 헌장 2조 4항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7함대 랄프 존슨은 지난 7월, 4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 전략핵잠수함 켄터키와 함께 부산에 입항한 바 있다. 말이 전략이지 이 말은 대량 살상을 뜻한다"며 "랄프 존슨은 9월 4일에는 필리핀과 합동 해상 훈련을 가졌고, 9월 9일에는 캐나다 오타와 호위함과 함께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중국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강정평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가 지난 2일 랄프 존슨 미 이지스 구축함 입항을 강하게 비판했다.ⓒ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이들은 또 랄프 존슨이 군사적 긴장감 고조와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사일 방어망은 공격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공격망이라 불러져야 한다. 이지스 구축함은 스탠다드 미사일 3 등 요격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 7함대 작전참모였던 데이비드 서치타는 2013년 ‘제주해군기지: 동북아의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대만 해협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는 미국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항공모함은 남쪽으로 향하는 중국의 북양함대를 막을 수 있다. 또 중국의 동양 함대의 측면을 공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면서 "현재 강정 바다에 입항해 있는 랄프 존슨, 그리고 2월에 왔던 라파엘 페랄타, 두 이지스 구축함의 용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대만과 한반도의 불안한 안보 정세에 대해 "두 곳 중에서 한 곳의 발화만으로도 동북아는 걷잡을 수 없는 핵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간다"며 "7월 22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한반도는 어떤 전조도 없이 수일 내에 미국이 전쟁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8월 19일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사실상 전쟁동맹 출범으로 불행히도 그 우려를 더욱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들 시민단체는 "파괴될 것은 모두의 평화이다. 더구나 온 세계가 기후 재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군사활동은 기후 온난화의 주범"이라며 "군사적 긴장 고조와 전쟁 훈련은 비인도적, 반생명적인 죄악이다. 우리는 미 이지스 구축함 랄프 존슨이 당장 제주를 떠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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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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