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불리하면 언론 피한다? "국방부 브리핑 줄이는 방안 검토"

신원식 후보자 "전혀 사실 아냐…언론 소통 활성화 방안 적극 검토 중"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방부의 언론 브리핑 횟수를 줄이려 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소통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신 장관 후보자 측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방부 언론브리핑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후보자는 언론을 통해 국민들께 국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보도내용과 달리, 오히려 언론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는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 "신 후보자는 최근 국방부 관계자에게 '브리핑을 조금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보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다른 부처에 비해 브리핑이 좀 많지 않느냐는 식의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현재 매주 월, 화, 목요일에 방송 카메라 중계가 가능한 공개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요일에는 출입기자들만을 상대로 실명 보도하지 않는 이른바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외교안보 부처들과 비교했을 때 브리핑 횟수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외교부의 경우 매주 화, 목요일에 공개 브리핑을 하고 이어 바로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실시한다. 또 매주 월요일에는 일정과 관련한 백그라운드 브리핑이 있다.

통일부의 경우 매주 월, 금요일에 공개브리핑이 있으며 화, 목요일은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진행한다. 국방‧외교‧통일부 모두 공개‧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합하면 매주 4회 또는 그 이상을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신 후보자 측은 브리핑 축소 지시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지만, 최근 국방부 브리핑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지시가 나올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

지난 8월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 수사 외압 의혹 및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 등으로 국방부의 공개 브리핑이 평소와 달리 1시간 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이 방송에 중계되면서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기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문제는 위 사안들이 현재 국방부에 긍정적인 이슈가 아닌, 수세적인 입장에서 방어를 해야 하는 이슈였다는 점에 있다. 이에 국방부 수뇌부에서는 이슈를 막기 어려우니 브리핑 자체를 줄이자는 대책을 내놓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 15일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육군회관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언론을 접촉하다가 해명이 어렵고 불리해지면 아예 접촉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022년 5월 11일부터 11월 18일까지 61차례 도어스테핑을 진행했지만 이후 이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그해 9월 미국 순방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와 갈등 때문인데, 마지막 도어스테핑 당시 MBC 기자의 항의성 질문을 대통령실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로 간주하며 전체 언론을 상대로 한 소통 창구를 닫아버렸다.

이후 윤 대통령은 2023년 신년에도 기자회견을 하는 대신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개별 외신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소극적인 언론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역시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처음 기자들과 만났던 지난 15일 언론에 우호적인 (Friendly) 장관이 되겠다며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다가 김건희 여사와 친분관계와 지분 시누이 매각 등 논란이 쏟아지자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20일부터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겠다고 19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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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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