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도지사의 공약 사업으로 추진 중인 트램(Tram) 도입은 한방에 민심을 얻으려는 잘못된 정치적 상상력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주 트램 사업은 제주시 노형에서 연북로와 도청, 제주공항, 용담동, 제주항을 잇는 11.74㎞ 구간에 수소 트램을 건설하는 것으로 4391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트램 사업이 도심 교통혼잡을 해소하고 15분 도시 실현과 제주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경제적 타당성과 과도한 재정 부담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녹색당은 18일 논평을 내고 "억지로 만들어낸 트램 경제 타당성,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오영훈 도정이 "3수 끝에 트램의 경제 타당성을 턱걸이로 합격점에 맞췄다"며 "9월 14일 열린 제주도 트램 사전 타당성 검토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트램의 경제 타당성은 0.77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이어 "잘 짜여진 각본과 같았다. 트램만으로 경제 타당성이 기준을 넘지 못하자 용역진은 '모빌리티 환승 허브'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통해 0.7 기준선을 간신히 맞췄다"면서 "용역진은 제주공항 인근에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하고 트램 종점에는 모빌리티 환승 허브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한다. 원희룡 도정이 추진했던 복합환승센터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전임 원희룡 도정은 당시 부지 확보와 타당성 부족 등으로 중단했다.
녹색당은 오영훈 도정이 이를 의식한 듯 지난 상반기 ‘스마트환승허브 구축 구상 및 기본계획 용역’ 입찰 공고를 진행하면서 "‘복합환승센터’ ‘스마트 환승 허브’ ‘모빌리티 환승 허브’ 등 이름만 몇 글자 바꿔서 진행되는 정책의 모습은 도민들의 이해를 돕고 소통하려는 목적보다 교묘한 말장난으로 도민들을 정책에서 오히려 소외시키고 있다"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환승 허브 건설을 통해 오히려 경제성을 창출해낸 용역진의 보고 결과는 경제 타당성을 쥐어짜기 위해 화려한 말장난 뒤로 교묘한 숫자놀음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지난 2011년 개통한 부산 김해 경전철 사업과 관련 "추진 당시 1일 예상 승객 수를 17만6000여 명으로 예상했지만 개통 후 수요 예측의 17%만 도달했고 이에 지자체는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최소운영수입 보장금을 민간사업자에게 물어줘야 했다"며 "이에 시민들이 용역을 담당한 한국교통연구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수요예측을 잘못한 피해자는 김해시이지 시민이 아니다'라고 소송은 기각됐다. 수요예측을 잘못해도 그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매번 대형 개발사업 계획이 발표되고 수억 원을 들여 용역을 진행한다. 빈곤한 정치적 상상력, 한방에 민심을 얻으려는 잘못된 정치적 상상력이 문제"라면서 "여전히 자동차 중심 정책의 기조가 바뀌지 않고 원도심 외곽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이어지는 한 트램이 내세웠던 대중교통 이용 확대와 원도심 활성화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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