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이 요청한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제주시을 지역 총선 출마 요구가 지역 정가를 달구고 있다. 원 장관은 '현재는 국토부 업무에 전념하고 최대 성과를 내 국정 동력을 확대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제주도당 차원에서 제주 출신 중량급 정치인을 공식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장위원장은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주도당 차원에서 원희룡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중앙당에서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현재 총선에 거론되는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약하기 때문에 인지도 있는 정치인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그게 총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원 장관을 제주시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한 뒤 해당 지역구의 조직 관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총선 출마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돼 국힘 제주도당 내부는 물론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김효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은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의 원 장관 제주시 을지역 출마 요청에 대해 "직분과 권한을 망각한 언동"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부원장은 11일 자료를 내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 장관과 같은 강력한 국민의힘 후보가 제주지역에 공천돼 이끌어 나가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제주시을 지역 공천과 관련한 사항을 도당위원장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자신의 직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은 “특히 을 지역 당원들과 총선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자들과 상의도 없이 자기의 생각을 독단적으로 공개적 주장을 하는 것은 정치적 에티켓도 없고 비상식적인 언사”라면서 “오랫동안 당협위원장 공석으로 약해져 있는 을당협을 더욱 분열시키고 와해시키는 무지한 생각과 행동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원 장관이 국민의힘의 중요한 전략 자산이며 중앙 차원에서 전체적인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허 위원장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제주 출마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발상”이라며 “출마를 혹이라도 권유하려면 원 장관 고향인 서귀포 출마를 요구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제주시을 지역은 초선인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6일 원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 민주당 간판 걸고 한 판 붙읍시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원희룡 장관님, 체급이 한참 위인 이재명 대표에게 자꾸 붙자 하지 마시고 제주시을로 오셔서 저랑 한판 붙자"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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