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홍범도 치우고 백선엽 흉상 설치하나

국방부 장관, 홍범도 안되면 백선엽도 논쟁 있으니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다른 평가 가능"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공식화한 국방부가 백선엽 장군 흉상에 대해서는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장군 흉상으로 이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홍범도 장군의 육사 흉상 설치가 부적절한 이유로 공산당 가입을 말했는데, 그렇다면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문제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로당(남조선 노동당)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사실관계는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이 이분들(백선엽, 박정희)도 역사적으로 논쟁이 있기 때문에 공산당 가입이 논란이 되는 홍범도 장군처럼 백선엽 장군 역시 육사 내 동상을 세워 기리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장관은 "그러나 육사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한, 거기에 비교했을 때는 또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앞서 4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육사 내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 가능성에 대해 "답변드리기 제한된다"며 "현재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장관이 홍범도 장군과 비교했을 때 백선엽 장군은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만큼, 백선엽 장군 흉상으로 대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 육사 홈페이지에는 지난 7월 25일 백선엽 장군의 6.25 전쟁 당시 공적을 기념하는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는 제목의 웹툰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는 전날인 7월 24일 국가보훈부에서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 백선엽 장군에 대해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명시한 문구를 삭제한 뒤에 이뤄진 조치다. 정부가 '홍범도 지우기'와 '백선엽 띄우기'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육사 '기념물 재배치 위원회'의 실무 총괄자가 나종남 육사 군사사학과 교수이며, 나 교수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이었고 뉴라이트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경향신문>의 5일 보도에 대해 이 장관은 "나종문 교수 개인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고 언론에 나온 것처럼 그런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교수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언론에 (나 교수의) 뉴라이트 운동이 언급되고 거기에 소속된 것으로 나오지만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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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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