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주 LPG 충전사업자 담합 행위 적발... 과징금·고발조치

제주 4개 LPG 충전사업자에 과징금 25억 8900만 원 부과... 천마, 제주비케이 검찰 고발

제주도내 4개 LPG 충전사업자가 LPG 판매점을 상대로 판매 가격 등을 담합한 정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은 제주도내 140여 개 판매점에 LPG를 공급(도매) 하는 사업자들로 사실상 제주지역 프로판 공급(도매) 시장을 4분 하고 있다.

▲LPG 벌크 차량.ⓒ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천마, 제주비케이(주), ㈜제주미래에너지, ㈜한라에너지 등 제주도내 4개 LPG 충전사업자들이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LPG 판매점에 대한 판매 가격 및 거래처를 담합한 정황이 확인돼 시정명령과 과징금 25억 8900만 원(잠정 금액)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2개 사업자인 천마와 제주비케이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주도 4개 LPG 충전사업자들은 2020년 3월부터 LNG가 제주도에 공급되기 시작하자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2020년 8월경부터는 가격경쟁을 중단하고 LPG 판매단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당시 제주시 지역 2만 7000여 세대에 LNG가 공급되면서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4개 LPG 충전사업자들의 제주도내 시장 점유율은 천마 39.3%, 제주비케이 26.4%, 제주미래에너지 23.5%, 한라에너지 10.6% 등이다. 제주도내 연도별 LPG 사용 가구는 2020년 87.8%, 2021년 86.5%, 2022년 79.6%를 차지한다.

천마와 제주비케이는 2020년 9월 LPG 매입·매출 등 영업의 주요 부분을 공동으로 수행·관리하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운영하는데 합의했고, 한라에너지는 같은 해 11월 동참했다. 이후 4개 사업자들은 LPG 시장에서 상호 간 거래처를 인정하고 점유율을 유지하며 단계적으로 LPG 판매단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들은 2020년 11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각자 거래 중인 판매점들을 상대로 LPG 공급단가를 90원/kg ~ 130원/kg 인상했다. 특히 4개 LPG 충전사업자들은 판매점이나 LPG 대량 수요처인 산업체 등과의 계약에서도 서로 판매점 정보와 판매 가격을 공유하고, 상대방의 거래처에 일부러 높은 단가의 견적을 제시하거나 LPG 구매 입찰에서 들러리로 참여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LPG 판매점들에게는 일정 부분 LPG 판매단가 인상분을 취소·환급·할인해 가격 인상을 완화하고, 2021년 4월 이후에는 LPG 판매단가 인상폭을 낮추는 방향으로 일부 판매단가를 조정했다.

또 제주미래에너지가 2021년 4월 인상폭을 70원/kg 수준으로 낮추자, 천마와 제주비케이는 판매단가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복수거래 판매점의 거래량 정보 등을 교환했으나 판매점별 교환물량 등에 대한 이견으로 전속거래를 실행하진 못했다.

구(舊) 공정거래법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정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가격 결정, 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거래지역 또는 거래 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 영업의 주요 부문을 공동으로 수행·관리하거나 수행·관리하기 위한 회사 등을 설립하는 행위 등을 하는데 합의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가 부과한 잠정 과징금은 천마 11억 2천900만 원, 제주비케이 6억 6500만 원, 제주미래에너지 3억 7500만 원, 한라에너지 3억 5700만 원이다.

공정위는 "다른 지역에 비해 LPG를 사용하는 가구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제주지역에서 LPG 충전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고, 동종업계와 지역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담합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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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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