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된 아들 얼굴에 이불 덮어 숨지게 한 친모 검찰행

태어난 지 100일 된 아들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친모가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지방검찰청.ⓒ프레시안

제주경찰청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26·여)씨를 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3일 0시께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께 숨진 아들을 포대기로 싸고, 쇼핑백에 넣어 주거지 인근 한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 5월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2살짜리 B군이 장기간 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친모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A씨는 서귀포시 조사에서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6월께 친부가 아들을 데리고 제주에 오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A씨 진술과 달리 한 달이 넘도록 B군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가 출산 당시 살았던 주거지 임대인과 베이비시터 진술 등을 토대로 아들을 낳은 뒤 약 100일간 양육하다가 숨지게 한 정황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후 경제력 등 어려움을 겪다가 아들 얼굴에 이불을 덮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죽어있었다"며 "아들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쇼핑백에 넣어 인근 포구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친부로 지목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그 시기 사귄 것은 맞지만, A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A씨 진술만으로 B군이 내 아들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친모가 유기 장소라고 밝힌 장소는 현재 매립돼 사실상 시신을 찾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직접 증거는 없지만 이를 대신할 피의자 자백과 피의자 자백 신빙성을 뒷받침할 참고인 진술과 객관적 증거 등을 수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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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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