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2공항 주민 투표 거부에 시민사회단체 강력 반발

오영훈 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주민 투표 실시여부를 국토부에 묻지 않겠다는 발언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정치적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28일 "오영훈 도지사의 주민 투표 실시 거부는 도지사로서 도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당은 도민들의 주민 투표 요구와 배치된 오 지사의 입장에 대해 "위대한 제주도민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던 오 지사가 결국엔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굴종 선언을 한 셈"이라며 "도민들의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나온 오 지사의 책임회피 선언은 앞으로 제주 사회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지사는 전날 제주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2공항 건설 사업은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주민 투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이미 국토부가 주민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국토부에 주민 투표 실시 여부를 건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8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자체적인 주민 투표 실시에 대해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주민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찬반 한쪽이 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한 후 제주도의 권한이나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오 지사의 발언에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를 비롯한 시민 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8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 지사가 끝내 도민의 대표이기를 저버리고 국토교통부의 들러리 역할이나 한다면 도민의 강력한 저항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제2공항 문제야말로 주민 투표법의 취지에 따라 주민 투표를 해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대다수 도민이 찬반을 넘어 제2공항 추진 여부를 도민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도민 자기 결정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한편 제주도는 다음 주 초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제주도의 의견을 수렴해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위한 용역 발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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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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