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급여' 논란 고용노동부 "개편, 수급자 도덕적 해이때문 아니야"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받는 분들이 다 도덕적 해이 유발하기 때문에 개편 하겠다고 한 적 없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성·청년들이 '시럽급여'를 받아 해외여행 가고,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는 실직자 비하 발언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24일 실업급여 개편의 취지를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성호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를 대상으로 실업급여 관련 약식 설명회를 열고 "정부는 실업급여를 받는 게 문제라거나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탓에 개편에 나선다고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로 표현하며 하한액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비자발적 실직으로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들을 '시럽'과 같은 달콤한 급여를 악용하는 부도덕한 실업급여 수급자로 매도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은 쉬겠다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온다. 실업급여 받는 분 중에 해외여행 가고, 자기 돈으로 일했을 때 살 수 없는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발언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관련기사 : 당정 공청회에서 "여자·청년들은 실업급여로 해외여행, 샤넬 선글라스 사")

▲실업급여 개선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가 분주하다. ⓒ연합뉴스

이날 고용노동부의 해명은 정부·여당의 논란이 있은지 12일만에 나온 관계 부처의 해명이다. 이들은 논란이 된 발언처럼 '도덕적 해이' 때문에 개편에 나선게 아니라는 설명을 강조했지만 하한액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업급여 하한액이 폐지되면 실업급여가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24만 원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김성호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받는 분들이 다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기 때문에 (실업급여 개편을) 하겠다고 한 적 없다"며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접근해 실업급여를 받아서 어떻게 쓰는지는 저희는 전혀 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수급자 근로의욕을 제고하고 구직활동을 촉진해 수급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실업급여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춰야 한다는 고용노동부 방침을 고수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가사·간병 노동자에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김 실장은 "고용보험법은 사업주를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법"이라며 "단순히 중개해주는 데가 사업주냐, 실제로 사용을 하는 가정이 보험료를 낼 거냐 등의 쟁점이 있다. 논의가 상당히 많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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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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