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유엔 안보리, 미국과 서방에 완전히 엎어진 신냉전 기구"

북한의 ICBM 발사에 유엔 안보리 열었지만…이번에도 공동 입장 도출하지 못해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인 화성-18형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가 소집된 것을 두고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지극히 불공평하고 이중적인 처사라면서, 미국이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가장 적대적이며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반공화국 핵 대결정책을 철저히 제압, 분쇄하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으로 되며 그 누구도 우리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발사를 시비질할 하등의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안보리가 "우리 국가의 정당한 안보우려와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실제적인 핵전쟁발발가능성을 증대시키는 미국의 범죄적기도를 외면한 채 우리의 자위권행사만을 일방적으로 걸고드는 공개회의를 또다시 벌려"놓았다며 "스스로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도륙내는 대결기구, 미국과 서방에 완전히 엎어진 신냉전기구라는 것을 유감없이 증명해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엔 '결의'위반이라는 구태의연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비법적인 명분으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우리의 정당방위권 행사를 또다시 문제시한 유엔 안전보장리사회의 불공정하고 편견적인 처사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최근 이뤄진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및 B-52H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군사적 도발행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뿐 아니라 전체 동북아시아지역 나라들의 안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수호를 사명으로 하고 있는 유엔안전보장리사회라면 마땅히 이러한 사실부터 직시해야 하였으며 누가 핵으로 위협하고 누가 핵위협을 당하는가 하는 것부터 정확히 판별해야 하였을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김 부부장은 "이러한 본연의 책무를 외면한 채 유엔 안전보장리사회가 우리 국가의 절멸을 기도하는 미국의 책동을 묵인조장하고 지어 부추기는 극히 불공평하고 이중기준적인 처사를 보인 것은 동북아시아지역과 아시아태평양지역전체를 핵전쟁의 참화에 밀어버리는 무책임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조선반도에서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사상초유의 핵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그 책임은 미국의 편역을 들면서 우리 국가의 정당방위권 행사를 무작정 결박하려든 유엔 안전보장리사회가 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해둔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은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수록 자기도 더욱 힘들어지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이 대조선(북한)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여야 우리가 느끼는 불쾌감도,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정세의 악순환도 끊기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무분별하고도 도발적인 대결선택을 거두지 않고 계속 행하려들수록 상황은 미국에 매우 재미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며 나는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릴 것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해결책인 대조선 적대시정책 포기에 미국이 응하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미국이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반공화국 대결노선을 스스로 포기할 때까지 가장 압도적인 핵 억제력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해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동신문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요청으로 북한의 화성-18형 발사에 대한 안보리 회의가 개최됐으나 가장 낮은 수준의 합의인 언론성명도 도출해내지 못했다. 안보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 갈등이 커지면서, 북한의 ICBM 발사를 비롯한 군사 행위에 대해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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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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