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평산마을 찾은 이낙연, 친노·친문 결집하나

이재명 회동은 다음주 이후로…"일정 조정 중, 줄다리기 없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 주말 호남행에 이어 봉하·평산마을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게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5일 오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측근인 윤영찬 의원과 함께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묘역에 놓인 방명록에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현 정치권을 두루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묘비를 둘러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사저로 향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과 환담했다. 이 전 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안부를 여쭸고, 옛날이야기,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이런저런 추억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방명록 메시지에 대해선 "올해 여기(봉하마을)를 쭉 들어오니까 현수막에 '사람 사는 세상' 앞에 '원칙과 상식'이 있어서 새삼스럽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일정을 조정 중으로 알고 있다"라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인사 드리고 난 다음에 (이 대표를) 뵙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 사저에 들어간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사저 밖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지난달 열흘 전 귀국한 이 전 대표는 귀국 직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호남 방문 등 정치 행보를 본격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초 사이에는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과 정대철 헌정회장 등 민주당 원로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와의 만남은 원로들 면담 이후로, 빠르면 다음주 후반께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전·현직 대표의 회동 시기를 두고 당내에서는 친이재명계와 친이낙연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친명계는 계파 갈등 봉합을 위해 두 사람이 서둘러 만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민주당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당의 지도자인 두 분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뜻을 같이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낙계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본인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들이 있는데 그게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하는 건 예의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김숙희 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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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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