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7월 정상회의 앞두고 스웨덴 가입 잰걸음…튀르키예 "약속 이행 먼저"

나토 사무총장 튀르키예 방문해 설득 나설 듯…젤렌스키 "정상회의서 우크라 나토 합류 명확히 헤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7월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 가입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시일 내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방문해 스웨덴 가입을 가장 빠르게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회원국 외교관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주말 만날 수도 있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 앨패소 카운티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일어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틀 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마무리할 때"라며 튀르키예를 압박했다.

군사적 비동맹주의 원칙을 고수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지난해 5월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했지만 해당 국가 내 쿠르드족 단체 활동 등을 문제 삼은 기존 회원국 튀르키예의 반대로 가입이 지연됐다. 

나토 가입을 위해선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6월 튀르키예·핀란드·스웨덴이 쿠르드 무장단체 지원을 금지하는 3자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물꼬가 트이는가 했지만 결국 핀란드만 지난 4월 나토에 합류했고 스웨덴 가입 승인은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더욱이 올초 스웨덴 스톡홀름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덴마크 극우정당이 주도한 이슬람 경전 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진 것에 대해 튀르키예가 이를 허용한 스웨덴 정부를 비난하며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는 한뼘 더 멀어졌다. 

헝가리도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반대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헝가리 또한 가입 절차를 비준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11일 정상회의를 앞둔 나토 쪽은 그 전에 튀르키예와 헝가리를 설득하려 애쓰고 있다. 한 나토 회원국 외교관은 미 CNN 방송에 이 때 스웨덴 가입이 불발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사람들에게 서방 동맹에 약한 고리가 있다고 말하는 셈"이라며 러시아 등이 "사이버 공격부터 자금 지원, 더 많은 쿠란 소각을 부추겨 스웨덴의 분열을 야기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튀르키예와 헝가리 쪽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3자 양해각서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고 (쿠르드)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기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하라"며 스웨덴의 각서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시사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번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도 불참했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도 국영 매체에 관련해 "어떤 압력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다만 튀르키예가 F-16 전투기와의 교환을 통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선에 성공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지난달 30일 통화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에르도안 대통령이 "여전히 F-16에 공을 들이고 있고 나는 그에게 스웨덴 관련한 협상을 원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모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가 향후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크라이나가 주권 독립 국가로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중 가입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몰도바에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및 영국,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등 비EU 유럽 국가 18개국 수반, EU 집행위원장 등 48명의 유럽 지도부가 모인 자리에서 열린 유럽유럽정치공동체(EPC)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음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2일 새벽까지 6일 연속 공습을 감행했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밤새 30기 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1일엔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졌다.

러시아 쪽은 우크라이나군이 또다시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1일 국방부가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군 침입을 막아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새벽 셰베키노에 포격이 가해져 8명이 다치고 주거용 건물에 불이 났다고 전했다. 이 지역 당국은 주민 대피를 위한 임시 숙소를 마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이러한 공격에도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단 한 마디의 비난이나 규탄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고된 가운데 러시아는 지난달 하루 걸러 하루 꼴로 키이우를 공습했고 러시아 영토 내 공격 또한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초 러시아 대통령궁 상공에 무인기가 출현했고 지난주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에서 교전이 일어난 데 이어 이번주 초에는 모스크바 시내가 무인기에 노출됐다. 

러시아는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일관되게 부인해 왔고 벨고로드 공격의 경우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반푸틴 준군사조직들이 책임을 주장했다. 이 반푸틴 조직들은 1일 셰베키노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사하는 이미지 등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각) 나토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되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NTB=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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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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