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직원 휴양용 4억 콘도 회원권 '방만경영'

행안부 예규 위배…낮은 이용률에도 계약 연장

경북 경산시가 소속 공무원이 개인 복지점수로 콘도·펜션 등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규정을 위배해 직원 휴양용 콘도 회원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계약을 연장한 콘도 회원권의 경우 이용률이 6% 밖에 되지 않아, 운영마저도 방만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30일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경산시는 공무원이 휴가 시 사용하는 콘도·리조트 회원권을 2016년까지 1개 업체 총 10구좌(약 5천만 원)를 보유하다, 2017년 약 4억 원을 들여 2개 업체 13구좌 상당을 추가 구입했다.

2016년 12월 경산시의회 행정사위원회 이창대 시의원은 경산시가 당시 5천만 원 콘도 회원권을 보유 중인데, 4억 원 예산을 추가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행정지원국장은 "A 콘도와 계약을 한 것이 지금 계약 해지가 안된다. A 콘도가 규모가 너무 작고 시설이 노후화돼서, 특히나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에 (콘도가) 많지 않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직원들 이용이 많이 저조하다"고 추가 계약 당위성을 설명했다.

거액의 세금을 들여 추가로 콘도 회원권을 구매했지만, 경산시는 지난해 이용률이 저조한 A 콘도와 계약을 연장 했다. 2022년에도 A 콘도 이용율은 6%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용율 뿐만이 아니다. 경산시는 2017년 콘도 회원권을 '자산 및 물품취득비'로 구입해 직원에게 제공했다.

경산시는 '지방공무원법 및 경산시 공무원 등의 후생복지에 관한 조례 등'에 따라 소속 직원 개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부여된 복지점수를 사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복지혜택을 선택하는 맞춤형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예규(지자체 세출예산 집행 기준) 등에 따라 맞춤형 복지제도에서 제공하는 복지항목에 대해서는 타 비목에서 별도로 집행해서는 안된다. 즉 경산시는 소속 직원을 위한 콘도 회원권 구입, 숙박비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집행할 수 없다.

<프레시안>이 예산집행이 잘못 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경산시 관계자는 "타지자체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2021년 9월 경북도 3개 시·군에 '사무관리비나 포상금, 자산 및 물품취득비로 써야 할 예산을 공무원이 휴가 시 사용하는 콘도 등 숙박비로 사용했다며, 정기감사 결과 '주의' 결정을 내렸다.

경산시가 이용률 6%에 불과한 A 콘도의 계약을 연장하기 불과 1년 전이다.

나라살림연구소도 해당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 경북도 나머지 19개 시·군에 대해 확인한 결과 12개 시·군에서 비슷한 지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주시는 포상금 등으로 2017년까지 13억 6천854만 원을 소속직원들의 후생복지 예산으로 집행했다.

한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세 수입이 급감하면서 지방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재정자립도는 45.0%에 불과하다. 더구나 경북(25.3%), 경산(21.9%)은 30% 에도 미치지 못했다.

▲ 골프 회원권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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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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