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 발사 명분으로 한미 훈련 지목…남북 적대적 군사 행위 '약순환'

군부 2인자 리병철 "침략 야욕 드러내는 미국 군사행동 감시위해 정찰수단 필수 불가결"

북한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들의 군사 정찰 위성은 미국과 남한의 군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3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리병철 부위원장이 29일 자위력 강화 입장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준동으로 조성된 지역의 우려스러운 안전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적들의 군사적 행동기도를 실시간 장악할 수 있는 믿음직한 정찰정보수단의 확보를 최대급선무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여 우리 당 제8차 대회와 그 이후 진행된 6차례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우리 무력앞에 절박한 과업을 제시하고 정당방위적 조치를 강구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앞서 29일 북한은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0시까지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는 북한이 2021년 8차 당 대회 때 제시했던 군사 관련 과업 중 하나로, 당시 북한은 고체형 ICBM, 핵잠수함,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무인정찰기와 함께 군 정찰위성을 언급한 바 있다.

리 부위원장은 "오는 6월에 곧 발사하게 될 우리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새로 시험할 예정인 다양한 정찰수단들은 날이 갈수록 무모한 침략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무력들의 위험한 군사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판별하고 사전억제 및 대비하며 공화국무력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강화하는데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남조선(남한)의 무분별한 군사적 준동이 불러온 현 정세 하에서 우리는 정찰정보수단의 확대와 각이한 방어 및 공격형무기들의 갱신의 필요성을 부단히 느끼고 있으며 그 발전계획들을 실행해나갈 시간표들을 가지고 있다"며 위성 외에 다른 군사적 수단을 확보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리 부위원장은 "우리는 현재 직면한 위협과 전망적인 위협들을 전면적으로 고찰하고 포괄적이며 실용적인 전쟁억제력강화활동을 보다 철저한 실천으로 행동에 옮겨나갈 것"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무력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 및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군사 정찰 위성 확보를 포함한 자위력 강화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리 부위원장은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과 함께 오는 31일부터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과 일본, 호주 등이 참가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 등을 거론하며 이같은 행동이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4월 말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워싱턴 선언' 및 그에 따른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미국의 각종 공군 정찰 자산의 전개 등을 언급하며 "유사시 압도적인 정찰정보력을 바탕으로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적 군사행동 계획을 달성해보려는 미국주도의 연합군의 흉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며 적들의 반공화국 침략 군사행동 준비상태를 여실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리 부위원장은 이같은 한미 양국의 움직임이 중국에도 위협이 된다며 한미 대 북중의 구도를 활용하려는 듯한 의도를 보였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전개되여 행동하는 미군의 공중정찰자산들의 작전반경과 감시권은 수도 평양을 포함한 공화국 서북부지대는 물론 주변국가의 종심지역과 수도권까지 포괄하고 있으며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주변국가들에 있어서 심각한 위협으로 된다"고 평가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로 딸인 김주애가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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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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