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직원 두고 LG계열사 노동자들 "곳간 돈 넘쳐도 노동자 옥죈다"

"대기업 LG에서도 노동자 취급 다른 곳과 다를 바 없어"

LG디스플레이 소속 팀장급 직원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이 밤샘 근무를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LG그룹 다른 계열사와 자회사의 노동자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LG전자지회와 자회사 노동자들은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앞에서 '일방통행 LG를 민주적 LG로! LG노동자 공동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하늘의 별이 된 LG디스플레이 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LG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장은 "엊그제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 팀장이 회사의 강압과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한강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며 "상급자의 강압과 업무지시에 의해서 죽음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김 지부장은 "양회동 열사가 검사독재정권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며 "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기본권을 행사하고 정당한 노조활동을 함에도 정권의 탄압과 억압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렸고, LG디스플레이 동지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숨진 직원이 생전 과도한 업무 지시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자신을 숨진 직원의 친구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새벽 3시에 같이 일하던 직원을 두고 밖에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경찰 신고했고 오전에 발견됐다"며 "위에서 압박이 어마어마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LG디스플레이는 직원 출입 기록을 확인한 결과 그가 사망 당일 새벽 3시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숨진 LG디스플레이 직원, 새벽 3시 출입 기록 확인")

김 지부장은 "자본가와 정권은 항상 우리 노동자를 옥죄고 있다"며 "LG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대하는 것은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이어 "곳간에 돈이 차고 넘쳐도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노동자를 옥죄는 게 (정부와) 똑같은 모양새"라며 "윤석열 정권이 차고 넘치는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노동자를 때려잡고 자신의 권력을 팽창시키는데만 집중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LG전자와 자회사 노동자들은 "LG전자에서, LG전자의 자회사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며 "노동조합과의 교섭자리에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대해 '요구안의 근거가 궁색하다'는 망언을 일삼는 LG에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려주고 싶다"고 집회 취지를 밝혔다.

한편 해당 사실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 경영진은 사외이사진이 주도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지난 23일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LG전자지회와 자회사 노동자들은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앞에서 '일방통행 LG를 민주적 LG로! LG노동자 공동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프레시안(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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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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