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지도 가리키던 김정은, 사흘만에 미사일 발사

합참 "평양 인근에서 발사…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지 사흘만이다.

13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우리 군은 오늘 07시 23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이에 대한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7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 발사 이후 17일만에 실시됐다. 올해 들어서는 9번째 발사였다.

이번 미사일의 정확한 제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평양 인근에서 발사됐고 중거리급 이상이라는 점으로 미뤄보아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달 16일 북한은 평양 순안일대에서 ICBM을 발사한 바 있다.

ICBM을 고각으로 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정상 발사했을 경우에는 사거리를 추정하게 되는데 중거리급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고 좀 더 세부적으로 평가를 했을 때 조금 더 정확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 지난 2월 18일 오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이번 발사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주재한 뒤 사흘만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쟁억제력 강화의 일환으로 실시됐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전쟁 억제력을 더욱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남한 지역으로 추정되는 '작전지도'를 세워둔 채 특정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작전을 지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7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서해 군 통신선 등 남북 간 통신 채널에 응답하지 않은지 엿새만에 진행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사실상 남북관계 중단 의사를 드러내는 것과 함께 고강도의 군사 행동을 실시하는 배경을 두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북한의 확대회의와 관련,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한미 양국이) 최근 들어 '평양점령'과 '참수작전'이라는 호전적인 망언들까지 노골적으로 흘리며 우리 공화국과의 전면전쟁을 가상한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을 광란적으로 감행한 적들은 연일 반공화국대결망발과 공격성군사행위들을 의도적으로 고취하며 자기들의 불순한 침략적 정체를 행동으로 명백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김 위원장이 "날로 엄중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 안전 상황을 더욱 엄격히 통제관리하기 위한 대책으로서 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했다고 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지도를 가리키고 있으나 그 지역이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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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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