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와 식량을 주고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30일(이하 현지 시각)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 탄약 확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새 정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대표단 파견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과 탄약의 대가로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제안된 거래의 일환으로 러시아는 24종 넘는 무기와 탄약을 평양으로부터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교환의 중심에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라는 무기상이 있다고 설명했는데, 그는 슬로바키아 국적자로 이날 미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추가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므크르티체프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20종 넘는 북한 무기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판매하려 시도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직접적인 위반"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의 용병 그룹인 바그너에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를 판매했다고 주장했고, 북한은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매체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29일 우크라이나의 <아미인폼> 이라는 매체는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이어 30일 러시아 매체인 <루스카야 베스나>(러시아의 봄)는 북한의 보병 및 포병 부대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될 것이라는 소식을 우크라이나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루스카야 베스나>는 북한군이 5월 말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파견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매체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당국자가 "매달 북한 측 병력 1만~1만 5000명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이 보도되는 것과 관련, 러시아 당국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되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보도자료를 통해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 소속으로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연방보안국은 해당 기자를 러시아 중부 지역의 도시인 예카테린부르크에 구금했다고 전했다.
연방보안국은 "게르시코비치는 미국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연방보안국의 소관사항이라면서 해당 기자가 현행범으로 적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적의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구금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은 성명을 내고 연방보안국이 제기한 혐의를 부인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백악관 역시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국무부과 러시아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규탄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에 머물거나 여행 중인 미국인은 즉시 출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금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일하기 전에는 <AFP> 모스크바 지국에서 근무했다. 가장 최근 기사는 서방의 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경제 둔화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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