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정세현 "한미 훈련 때 숨죽인 북한, 이번엔 달라"

김주애 등장에 김여정 위축? "고모와 조카의 역할 다르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에 이어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군사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전과는 달리 한미 연합 군사 훈련 기간에도 이같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며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열어뒀다.

21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정 전 장관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가) 확장억제 운용 연습과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발사 훈련 등을 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만약 일을 벌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과시하는 확장억제를 보여주고 있는데, 북한에서도 한미가 이번 연합 훈련 중에 겁을 주고 위협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3월 중순부터 실제 (한미) 기동 훈련이 시작되는데, 그전에는 북한은 연합 훈련 기간에는 납작 엎드려 있었다. 끝나고 난 뒤에 미사일 발사하고 비난하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훈련 중에 행동을 할 것 같다. 김여정이 이미 그걸 시사했다"며 한미 훈련과 북한의 군사 대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면서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20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본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관계를 치밀하게 따져보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북한이 어느 수준의 군사 행동을 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정 전 장관은 "미사일 발사할 가능성이 있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에는 한미가 하는 만큼 자기네들(북한)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그랬으니까 완전히 상호주의로 위협적인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된다"고 예측했다.

핵 탄두 소형화와 관련해 정 전 장관은 "초대형 방사포, 사실상 단거리 미사일인데 거기에 실으려면 좀 탄두가 작아야 한다.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 개발을 위한 것이 지금 7차 핵실험"이라며 북한이 핵실험 수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위해) 시점만 조율하고 있었을 텐데 그동안은 아마도 중국이 좀 뒤에서 자제를 시키지 않았겠는가 싶다. 핵실험까지 하고 나면 미국이 계속 중국에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압박하고 미중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시진핑 주석의 권고로 (북한이) 좀 자제했던 걸로 보고 있다"며 "그런데 미북 관계가 이렇게 계속 험악해지면 시진핑도 못 말린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보다 비확산을 목표로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미국도 북한을 살살 달래서 비핵화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을 했을 텐데 전쟁 이후 북한이 결심했을 거라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을 거라 본다"고 예상했다.

원래 핵을 보유하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이후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것을 본 북한이 자신들도 핵을 내놓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미국이나 러시아의 손에 국가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절대로 핵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혀가게 됐다는 것이 정 전 장관의 설명이다.

정 전 장관은 미국도 이를 알고 비핵화보다는 비확산으로 목표를 수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그는 "지난 16일 미국이 비공개로 소집한 (유엔) 안보리 회의의 의제가 알려지기로는 '비확산과 북한' 이렇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라며 "비핵화가 아니라 비확산이라는 말을 미국이 쓰기 시작했다면 미국의 생각은 이미 그쪽으로 건너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8일 북한의 군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주목을 받는 반면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이 잘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 때 김 부부장의 위상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데 대해 정 전 장관은 김 부부장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여정은 조건에 따라, 상황에 따라서 자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주애하고는 별개"라며 "김여정은 대남, 대미 메시지 발신하는 행위의 주체일 뿐이고 김주애는 북한 전체를 총괄하는 김정은의 분신으로서 지금 이제 활동하기 시작했다. 조카하고 고모의 역할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