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광희 아산신협 이사장 “전국 1위 휩쓴 비결은요”

‘최고’보다 ‘필요’한 곳 목표…7년 동안 지속 성장 이끌어

▲재선 이사장으로 7년 동안 아산신협 혁신과 성장을 이끈 이광희 이사장이 "조합원이 아니면 술자리를 하지 않는다"는 농담을 던지며 밝게 웃고 있다.ⓒ

충남 아산신협이 신협중앙회의 2022년 전국 조합경영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성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지역 비통화금융기관이 얻어 낸 성과여서 큰 의미를 갖게 하고 있다. 더욱이 급격히 상승한 금리와 치솟는 환율 등으로 거시환경이 불안정했고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과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 하락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환경 속에서 아산신협은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 7443억 원, 당기순이익 18억 원이라는 경영지표를 만들어 냈다. 이밖에도 아산신협은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평가 결과, 5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프레시안>은 아산신협 혁신을 이끄는 이광희 이사장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편집자

프레시안 :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평가에서 1위를 휩쓸었다. 비결이 뭔가.

이광희 : 신협중앙회 경영평가 대상 외에도 △공제사업평가 보장성 부문 대상 △카드형 지역 화폐 활성화 캠페인 우수조합 대상 △온 뱅크 활성화 우수조합 1위 △요구불예금증대 캠페인 1위 △대전·충남 사업 부문 평가 체크카드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이 따로 있지는 않다. 직원들이 똘똘 뭉쳐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거고, 그 고생을 조합원이 알아봐 준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프레시안 : 지난해 카드형 지역 화폐를 많이 팔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광희 : 아산 카드형 지역 화폐는 애초 농협과 우체국에서만 판매했다. 아산시를 찾아가 신협에서도 팔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농협이나 우체국 판매 실적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농협도 못 파는데 신협이 얼마나 팔겠나?’ 아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만2000장을 팔았으니 말이다.

프레시안 : 판매 실적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화제가 됐다고 하던데.

이광희 :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실적이니 그랬을 거다. 그냥 된 건 아니다.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었고 2만2000명이 넘는 조합원 모두에게 고가의 홍보용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남들은 ‘왜 그렇게까지 판매에 열을 올리나?’ 했겠지만 덕분에 요구불예금이 많이 늘어났다. 신협 통장을 주거래 통장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조합원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했으니 이야말로 일거양득, 꿩 먹고 알 먹고 아닌가.

프레시안 : 지난해만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아니라고 들었다.

이광희 : 갑자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나. 7년 전 아산신협 이사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자산 규모가 1200억여 원에 불과했다. 당시 직원이 26명이었는데, 직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인력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인건비를 상향 조정했다. 직원들의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조합원과 거래고객들이 행복해진다는 걸 증명해보겠다는 각오가 돼 있었다. 7년 만에 자산 규모는 (지난해 12월 기준)7443억 원으로 늘어났고, 당기순이익만 18억 원에 달하게 됐다. 직원도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최고가 되기 보다는 필요한 곳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 온 결과다.

프레시안 : 임기 4년을 마치고 3년 차 재선인데, 이사장 선거에 나선 이유가 뭔가.

이광희 : 개인 사업을 하고 있던 때라 이사장 선거에 큰 관심은 없었다. 주변 사람 권유와 설득에 넘어간 거다. 생계를 걱정할 만큼 사업이 어렵지도 않았고 딱히 명예욕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른 욕심이 없는 사람이 이사장을 하면 잘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출마를 결심했다. 막상 취임해 보니 조합 형편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개인 면담을 통해 직원 역량을 파악하고 조합 경영 목표를 수정해 나갔다. 사업체를 경영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잘 따라와 준 직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프레시안 : 올해 계획이 있다면.

이광희 : 최근 조합원을 만날 때마다 작년 만큼만 도와달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니 작년 만큼만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말이다. 아산신협 조합원이 되면 일반 은행에서 누리지 못하는 다양한 혜택을 얻게 된다. 하지만 주거래 은행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산신협은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내며 성장을 거듭해 왔다. 성장한 만큼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어렵게 만들어 온 신뢰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대담 / 장찬우 충남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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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장찬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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