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오야지 채용' 구조, 단협으로 바꿨다고 압수수색하나"

한 달 사이 세 차례 건설노조 압수수색…"먼지털이식 수사"

경찰이 건설업계 노동조합을 상대로 공동강요 혐의로 한 달 새 세 차례 압수수색을 벌인 가운데, 건설노조는 "과거 불안정한 '오야지(소개업자)' 중심의 채용 구조에서 노동조합이 단체 협상을 요구하고, 임금협약 등을 하는 것은 노조의 정당한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7일 '서경건설지부 서남지대 압수수색 규탄 성명서'를 내고 반복된 압수수색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거꾸로 증거를 찾겠다는 것"이라며 " 2차 압수수색에 채용강요를 언급하는 것은 노사자치에 대한 부당한 공권력의 개입으로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인 노조탄압, 건설노조에 대한 모욕주기식 수사, 먼지털이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남지대 사무실에 8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와 산하 사무실 5곳과 한국노총 산하 한국연합건설산업 노동조합 사무실 등을 동시 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인본부를 압수수색했다.

▲7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서남지대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건설노조는 건설사와 임금협약, 노동조건 등 채용 교섭을 벌이고, 일반 기업에서 노조가 구조조정을 방어하듯이 현장의 인력상황에 맞춰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는 것에 정부가 '공동강요 혐의'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건설노조는 "건설 현장에서 건설사는 제 편의대로 공정에 필요할 때만 단기 일용직으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편리하게 해고를 해왔다"며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은 소위 '오야지'라고 불리는 소개업자 인맥, 유료 직업소개소를 통해서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고 이런 불안정한 고용구조는 건설노동자가 노임갈취 임금체불 등을 당연하게 감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굳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같은 관례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단체협상을 요구하고 임금협약, 채용조건, 노조전임비를 단체협약으로 합의하는 것은 당연한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이라며 "정당한 단체협약을 이제와서 강압이라고 주장하는 건설사야 말로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에 편승해 건설현장을 불법이 판치는 과거로 되돌리려는 치졸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현 정부가 "채용강요" 프레임으로 비난하는 건설노조의 행태가 실은 사측에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정당한 노동자의 행위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1차 압수수색은 서울시경, 2차 압수수색은 강서경찰서, 경찰이 윤석열 정권의 노조탄압을 승진과 실적경쟁의 기회로 삼는다면 경찰도 국민의 외면과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19일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지부 사무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양대노총 건설노조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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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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