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탄핵 기각되면 민주당 책임" vs 野 "집권당, 주권자 명령 따라야"

이상민 탄핵소추안, 8일 본회의서 표결 처리 예상…여야 극한대립

야3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집권당으로서 할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며 탄핵소추안 처리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탄핵안을) 내는 것은 국회를 대변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결코 국민의 상식과 양심을 이길 수 없다"면서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할 일은 이 장관을 지키기라는 용산의 명령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도 못 지킨 총체적 무능 정권은 다시 국민과의 대결을 택하고 있다"며 "이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끝까지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대통령실은 나쁜 선례를 운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장관급 실세 인사로 행안부 차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며 "탄핵소추로 장관의 업무가 정지되더라도 국정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국민과 고집스럽게 맞서는 것을 지금이라도 포기하기 바란다"면서, 아울러 "심판받아야 할 정당은 용산 눈치 보며 장관 방탄에만 급급했던 국민의힘"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함께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즉각 보고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 보고된 탄핵소추안은 보고 이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 표결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탄핵소추안 표결은 오는 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는데, 민주당은 원내 과반인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단독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탄핵은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야 한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탄핵이 기각된다면 그에 따른 혼란과 결과는 온전히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참사 발생 후 장관의 일부 언행이 부적절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직무집행에 있어서도 중대한 법률 위반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탄핵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는 취지다.

그는 "이태원 참사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안타까운 재난"이라면서도 "다만 장관 탄핵소추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기각한 사례를 언급하며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된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탄핵소추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헌재가)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탄핵안을 인용했지만, 민주당이 주장한 '세월호 7시간'의 행적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요건을 따져서 의사진행발언도 하고 그 요건을 더 철저하게 검토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조사 절차가 있다"며 "저희는 요건을 좀 더 따져보자는 입장인데, 민주당이 이걸 거부한다면 자신이 없어서 패스하는(생략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국회의 이름으로 헌법재판소에 제기되는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탄핵소추안을) 내는 것은 국회를 대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비주류인 이상민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같은 생각이지만, 탄핵소추 발의는 제 개인적 생각과는 좀 다르다"며 "기각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훗날 기각됐을 때 추진한 정파는 그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양당 원내지도부 간 오찬 회동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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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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