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통령 때문에 고통스럽고 아픈 귀향길"

설 맞이 기자회견 "노동자 공격하는 현 상황 똑똑히 봐달라"

국가정보원의 민주노총 압수수색에 경찰의 건설노조 압수수색까지, 노동 개혁을 내세운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두고민주노총은 설 귀성객을 상대로 "명절을 앞두고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가리기 위한" 시도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5월 노동절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이어지는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일 서울역 앞에서 '설 맞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고향을 향하는 길이 기쁘고 즐거워야 하는데 대통령 때문에 고통스럽고 아픈 귀향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8일 민주노총 총연맹 사무실 등 10곳을, 경찰은 19일 양대 노총의 건설노조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700여명 가까이가 출동해 민주노총이 위치한 경향신문 건물을 봉쇄했다. 과도한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노동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0일 서울역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이 설맞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위원장은 "정부는 노동자 서민의 삶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재벌 대기업의 이윤을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지금의 실정"이라며 "그것을 가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결국 정권의 입맛대로 재벌 대기업의 편에서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민주노총을 종북 세력으로 색깔 공세하고, 건설노조를 부정하고 부패한 집단으로 몰아서 자기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국민 여러분 명절에 가족과 함께 현 상황을 똑똑히 봐주시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국정원이 수사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직식장이 북한 대남 공작원들을 만난 정황을 '소식통'을 인용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5명의 공작원의 실명도 모두 공개했다. 이 신문은 지난 18일에도 민주노총의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독으로 보도하며 '간첩단' 사건과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한상진 대변인은 전날 긴급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오전 9시 3분에 들어왔는데 <조선일보>에선 오전 9시 6분에 속보가 나왔다"며 의문을 표했다. 양 위원장도 "당사자와 변호인에게만 제공되어야 하는 영장의 내용은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근거 없는 확대 재생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사주를 받아 국정원이 메가폰을 잡은 '한 편의 쇼'"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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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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