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정부 "30인 미만 사업장, 장시간 근로 감독서 제외"

이정식 "30인 미만 사업장 장시간 근로감독 대상에서 제외... 사법처리 가능성 최소화"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올해에도 '주 52시간'이 적용되지 않고 현행처럼 '주 60시간' 근무가 연장될 전망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에만 한시적으로 도입된 '주 8시간 추가 연장근로'가 지난해 12월 31일 종료되었지만, 정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을) 장시간근로 감독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3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을 찾아 "2023년 1년간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며 "계도기간 중엔 장시간근로 감독 대상에서 제외하고 근로자 진정 등으로 법 위반 적발 시 최대 9개월의 충분한 시정기간을 부여해 사법처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사업장 규모별로 주 52시간제를 순차적으로 적용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 근무'를 도입했다. 

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노사가 합의하면 2022년 말까지 최대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이미 한시적인 예외를 인정해온 바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조합 재정 투명성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부의 계도 기간 부여는 또다시 30인 미만 사업장의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내년 정기 '근로감독'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가 현행 노동시간 상한인 주 52시간을 초과해 60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 적발되더라도 사용자를 당장 형사처벌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이런 사업장의 노동자가 사용자의 법 위반을 고용부 등에 진정한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최대 9개월 간의 시정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 내에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위반 상태에서 벗어나면 사용자는 처벌을 면하게 된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현재 주 5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노동시간을 주 69시간까지, 휴일수당을 받고 일하면 주 80.5시간까지 가능케 하는 '노동개혁' 추진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정부 전문가 자문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해 12월 1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개혁' 권고안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 '나인 투 식스'에서 '나인 투 텐'으로…尹정부 '노동개혁'의 현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안을 토대로 자유롭고 건강한 노동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도록 올해 상반기 입법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노동 개혁의 목표에 직무급제로의 전환이 있으리라고 노동계는 우려 중이다.

또한 이 장관은 "정부는 최대한의 행정조치를 가동해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현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도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돌발상황·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사정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법정 연장근로시간 주 12시간을 초과해야 하는 경우에는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건강권이 악화되지 않도록 '근로자 건강 보호 자가진단표'를 30인 미만 전체 사업장에 배포하고 전국 44곳에서 운영 중인 근로자건강센터 안내와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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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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