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교육감 "'아이들 교육 제대로 하는' 경기교육 만들어 나갈 것"

[2023 신년 인터뷰] IB 도입·에듀테크 맞춤형 교육을 통한 교육의 변화 등 강조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 속에서 새로운 교육감 시대를 맞이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성향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당선되면서 교육감 선거의 주민직선제 전환 이후 13년간 진보교육을 대표해 온 경기교육이 변화를 마주한 것이다.

그리고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경기도교육청은 △AI(인공지능) 하이테크 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 △글로컬(글로벌+로컬) 융합인재 양성 △학생 맞춤형 직업·진로 교육 등 ‘자율·균형·미래’라는 3대 원칙을 토대로 한 경기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며 기초학력과 올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통해 학생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경기교육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특히 임 교육감은 유연한 사고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존의 교육정책과 사업에 대해 연속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체제의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을 맞아 마침내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할 방침이다.

오는 3월 1일자 조직개편을 필두로, 경기도를 ‘대한민국 교육중심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임태희 교육감은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공동 신년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경기도에 자라고, 배운 것에 대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다음은 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취임 이후를 되돌아 본다면.

▲ 취임 후 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교직원 및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며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학교 밖에서 볼 때는 교육계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도가 힘들다고 한다. 그 요인에 대해 생각해 보니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과밀학급과 학교 부족 문제가 생기는 점과 교사 수도 다른 시도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 등 교원 수와 지원 인력 및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이 컸다. 또 학교가 학교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많은 사업이 부과되면서 수업보다 업무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담당자들의 어려움도 있었다.

때문에 가능한 현장의 어려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학교 구성원들이 소통하며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새 청사 시대를 앞두고 여러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도 근무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데 올해는 ‘열린 경기교육 정책 플랫폼’을 만들어 현장의 좋은 정책들을 채택하는 체제를 만들고자 한다. 경기도가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한다는 책임감으로 경기도교육청 모든 교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경기교육을 만들어가겠다.

-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의 향후 추진 계획은.

▲ 미래사회에는 내가 무엇을 아느냐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의 교육이 ‘무엇을 아느냐’가 중점이었다면, 이제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어떻게 협업하며 답을 찾아나 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다. 미래사회 변화에 따라 생각의 크기를 키워주는 교육이 이뤄지고 교육의 본질이 바뀌길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IB 프로그램 도입은 해당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 교육이 암기와 정답 맞추기식이 아닌 생각을 키워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다. 교육은 ‘학생, 교사, 교육이 달라졌다’라는 평가를 받으면 된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IB이다. 무엇보다 ‘현장 교사들이 얼마나 공감하고 교육과정에 접목하는지’가 IB 성패의 핵심이다.

다만,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IB를 시행하기 어려운 점은 대입 제도와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대학입시는 대학과 교육부가 주로 의견을 냈다면 이제는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현재 대입 시험에 IB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IB가 공인된 것이니 대학도 그걸 반영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해외에서 평가받는 IB를 도입한다기보다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교육이 뚜렷하게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배워 도입은 하되, 우리 교육 현장 상황에 맞게 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연구하고 정착하는 동안 대입 시험도 생각의 크기를 보고, 정답이 명확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IB가 암기 시험 중심 교육을 탈피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보고 있어 교육부가 IB 도입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교육부와도 협력해 나가겠다.

모든 교육의 변화는 교사와 학생 변화에서 시작된다. 학교 교육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거기에 IB를 도입한 것이다. IB를 경기도에서 더 다듬어 나가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프로그램 만들 수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 코로나19로 인한 학력저하 대책은.

▲ 코로나 시대 겪으며 지금의 학생들과 졸업한 학생들 세대의 빈 공간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생각한다.

시급한 현안은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해 학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학생 스스로 또는 가정과 학교의 도움으로 충분한 아이들도 있지만, 여러 여건에서 소외된 학생들과도 학력 격차가 커지고 있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교육의 핵심은 학교다. 학교 교육을 중심 엔진으로 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보조엔진과 역량 있는 지역사회 자원을 양대 보조엔진으로 삼아 경기교육을 추진하겠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기초학력 진단과 개별 맞춤형 학습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선생님들은 AI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진행 속도와 수준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충학습을 하고 좋은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다.

에듀테크 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 교육과정 개발, 교원 역량 강화 등 디지털 전환 시대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일반적인 수업이 ‘교육 2.0’이라면 에듀테크 맞춤형 교육은 3.0을 넘어 4.0으로 가는 도약이다.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학생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해 수업을 적극 지원하겠다.

- 올해부터 75개 교에서 카페테리아 급식을 시범 운영한다.

▲ 학교급식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교생활에서 급식이 교육활동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면 최고로 맛있고 좋은 급식을 하고 싶다.

학생들의 급식 선택권과 자율권을 보장하는 카페테리아 급식을 우선 75개 교에서 시범운영한 뒤 확대하고자 한다. 학교와 지역 상황에 따라 샐러드바 운영이나 자율배식 운영 및 선택식단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학교당 1억 원 이내의 예산을 지원해 자율배식대와 식당 환경 등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추가 인력 확보 등 어려움도 있겠지만, 지난해부터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 협의체를 운영하며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및 교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학교급에 따른 현장 맞춤형 모델을 개발해 적용해 차근차근 준비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영양기준량에 적합한 음식을 선택하고, 내가 선택한 음식을 남기지 않는 식생활교육을 강조하고 급식실이 식사의 즐거움을 느끼는 교육활동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화해중재 시스템’을 통해 학교 내 인권 침해 및 폭력 등을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 사안 발생 초기에 갈등 조정을 지원하는 화해중재 기구를 내년부터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에 별도로 다뤄왔던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 및 학생인권 침해 등 학생 관련 갈등 업무를 통합하고, 도교육청의 화해 중재 기능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이 △사안 처리 △상담 △중재 △합의 등을 신속하게 지원해 학교 업무 부담을 덜고, 관계·정서적 회복 중심의 교육적 해결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물론, 화해중재 실시 여부는 갈등 당사자와의 충분한 상담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교육적 해결이 가능한 구조인 만큼 교육공동체가 화해중재의 중요성과 순기능을 알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해야 하고,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을 배워야 한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때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으며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이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이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책임과 의무를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교 현장의 인성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인권교육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 제기되고 있다.

▲ 사람은 교육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부족함을 채운다. 가정에서부터 공동체에 필요한 기초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그것이 기초가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인권·환경·민주주의 교육이 이뤄져 왔다. 학생인권 조례의 경우 처음에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교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유에 대한 균형,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으로 우리 공동체 안에서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

나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이 중요하고, 나의 자유만큼 다른 사람 자유도 중요하다.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찾는 것이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경기교육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교육이 이루어지는 모든 공간에서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도록 자율과 균형으로 함께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시대적 가치를 담은 인성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자율성에 기반한 권리와 책임의 균형 있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가 디지털 사회 시민으로서 소양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 취임 첫해, 경기도의회 양당 힘겨루기로 예산안 통과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교육을 실현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 교육청과 도의회 양당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 소통하며 아이들을 위한 소통과 협치로 좋은 교육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지난해 도의회와 ‘여·야·정 협의체’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도의회와 경기교육 정책을 논의하고 교육 현안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교육 현안에 대해 1회 정례회와 분기별 1회 임시회에서 논의하고 현안 발생 시 수시로 협의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의체에서 만들어낸 모든 결과는 경기도 미래 주역 학생들이 볼 것이다. 의회와 협력하며 경기교육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많은 도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도의와 소통·협치하며 도민들이 볼 때 합리적 결정을 하고, 모든 정책과 예산을 아이들을 위한 목적 하나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협의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 소통하며 아이들을 위한 소통과 협치로 힘을 합하는 기구가 되길 소망한다. 교육 이슈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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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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