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업무개시명령' 엄포에…야권 "폭정", "국민 괴롭혀" 비난 십자포화

민주당 "총파업 원인은 정부·여당"…정의당 "노동자 생명·안전 볼모로 잡아"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업무개시 명령'을 언급하며 엄포를 놓은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정치적 폭력", "폭정"이라고 규정하며 줄줄이 비판에 나섰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의 원인은 안전운임제의 적용 품목 확대 논의를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정부·여당에 있다"면서 "정부·여당은 일하면서 죽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호소하는 화물노동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5개월간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일방적인 업무개시 명령으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정부"라면서 "윤 대통령은 무조건 복귀하라는 강압적 명령 대신 대화와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물류 수송을 정상화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 또한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화물노동자 파업을 대결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야말로 화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안전 보장 요구를 짓밟는 정치적 폭력을 멈추라"고 밝혔다.

류 원내대변인은 "이번 파업의 핵심은 화물노동자의 생존권과 안전 보장"이라면서 "당정은 안전운임제의 3년 '연장'만 가능하며, 적용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화물노동자들의 생존에 3년의 시한을 두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잡지 말라"면서 "정부가 화물노동자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차원의 입장 표명과 별개로 야당 정치인들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윤 대통령이 내놓은 답이 '국가 위기 상황에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니…"라면서 "화물연대와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 확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난 5개월간 정부는 무엇을 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임기 시작 6개월 밖에 안 된 정부인데, 하는 일마다 모양새가 참 낡았다"면서 "대통령께서나 국민 좀 그만 괴롭히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무책임한 정치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합의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게 아니라, 그 자체로 국민적 약속이다. 약속을 외면하고 민심을 억압하는 정치가 바로 폭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원희룡·이상민·한동훈 장관 앞세워 경찰력 동원해 파국을 조장하는 낡은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던 방식, 비판할 수밖에 없다. 장관들이 공안대책회의해서 노조 토끼몰이하는 쌍팔년도식 대응이 연상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관심이 오로지 노동자를 때려잡고 겁박하는 것에만 있는 건 명약관화하다.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노동자의 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자, 노동자가 사측과의 협상을 위해 취하는 최소한의 대항권"이라며 "윤 대통령이 아무리 기업 편이라고 할지라도, 이것은 너무도 노골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재벌에게는 자유를 외치면서, 노조에 대한 혐오는 감추지 않는다. 파업은 불법, 엄중처벌을 이야기 하면서 파업의 원인에 대해선 들여다 보지 않는다"라며 "오직 국민 뜻을 따르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민에 노동자는 없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별 운송거부, 운송방해 등의 모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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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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