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사무총장, 美 백악관이나 국무성 대변인인가"

한미 훈련 언급 없이 북한 미사일만 규탄한 유엔 사무총장에 유감 표명

북한이 최근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 행동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이 7일 발표한 담화에서 "4일 유엔사무총장이 미국의 군사적도발책동에 대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정당한 자위적대응조치를 함부로 걸고드는 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한데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부상은 "외무성은 우리 군대가 진행한 대응군사훈련이 철저히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벌려놓은 사상최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였다는데 대하여 이미 명백히 밝혔다"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유엔사무총장이 백악관이나 국무성의 대변인이나 된 듯이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외우고 있으니 개탄스러움을 금할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주권국가를 반대하여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들을 공공연하게 끌어다놓고 광란적으로 벌려놓는 전쟁연습은 '방어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그에 대처한 정당한 자위권행사는 '도발'로 낙인된다면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제일 사명으로 하는 유엔이 자기의 존재명분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상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이토록 험악해진데는 유엔사무총장의 불공정하고 편견적인 처사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유엔사무총장이 진정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정유지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면 남의 장단에 맹목적으로 춤을 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안목을 가지고 도발의 근원부터 들어내는데 몰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지난 이틀간의 다양한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어떠한 추가 도발 행위도 즉각 멈출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0월 31일부터 5일까지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실시했다. 북한은 이에 대응해 수십발의 미사일과 포를 발사했으며, 이중 일부가 북방한계선(NLL)이남의 공해상에 떨어져 남한이 여기에 대해 대응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난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아졌다.

한편 북한은 자신들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미국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7일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 부국장이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이 우리와 로씨야(러시아) 사이의 무근거한 '무기거래설'을 계속 여론화하면서 어떻게 하나 이를 기정사실화해보려고 책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책동을 불법무도한 유엔안보리사회 대조선 '제재결의'에 걸어 국제무대에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시각을 흐려놓으려는 적대적기도의 일환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국장은 "우리는 로씨야와 '무기거래'를 한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라며 "미국은 근거없이 우리 공화국을 걸고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5일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해당 작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했다고 판단했으나,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을 보면 노즐(화염 분사구)이 화성-17형의 4개보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화성-15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 미사일은 오른쪽(화성-15형)에 비해 탄두 부분이 뾰족한 모습으로 대기권 진입시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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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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