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욱일기와 해상자위대기, 다르지만 느낌은 비슷"

일본 정부 "해상자위대기, 욱일 모양 사용"…두 깃발 다르다는 국방부의 궁색한 변명

일본의 해상자위대기와 욱일기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 주최 관함식에 참가하더라도 한국군인이 욱일기에 경례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국방부 설명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두 깃발이 차이가 있으나 이미지 및 느낌은 유사하다고 말했다.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종섭 장관은 해상자위대기와 욱일기는 유사하냐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두 깃발이) 형상은 비슷하지만 자세하게 놓고 보면 차이가 있다"며 "이미지나 느낌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앞서 27일 국방부와 해군은 오는 6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제관함식에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해상자위대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해상자위대기로 사용하고 있어 우리군이 관함식에 참석할 경우 욱일기에 경례를 하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당일 기자들과 만나 "(해상자위대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좀 다르다. 완전히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욱일기에 경례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소 궁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깃발을 사용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두 깃발이 차이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의 욱일기 홍보 자료에는 해상자위대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 제정에 따라 해상자위대기는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일본은 (두 깃발이) 같다고 하는데 우리 국방부만 비슷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 통제 초지를 비롯해 여러 현안 중 해결된 문제가 하나도 없는데 우리가 먼저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관함식에 참석해 욱일기에 대해 경례하는 것은 일본의 (조선) 침략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다. 관함식 참석에 대해 그렇게 섣부르게 결정하면 안된다"며 "일본 이익에 종사하려고 하지 말라"라고 꼬집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국방부가 관함식 전후로 진행되는 인도주의적 연합훈련 및 30여개 국가의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하는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 등을 관함식 참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장관이 관함식 참가 이유로 안보 상황과 국제적 공동 가치를 고려했다고 했는데,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날리는 장소에 가는 것이 평화, 인권, 전쟁 범죄 반대 등의 국제적 공동 가치에 맞는 것인가"라며 "관함식과 재난구조(연합훈련)하고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보나 역사로 보나, 동북아의 평화와 인류의 미래로 보나 참가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라며 "나중에 역사가 심각하게 평가하고 심판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국제적 공동 가치는 관함식에 이어서 바로 재난구조 훈련을 하도록 되어 있다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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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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