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트·배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SPC 그룹 계열의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지 8일 만에, 이번에는 SPC의 또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23일 오전 6시 10분쯤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노동자 A씨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샤니는 SPC 그룹의 뿌리 기업이자 계열사이다.
사고를 당한 이 남성은 컨베이어벨트로 올라가는 빵 제품 중 불량품이 발생하자 이를 빼내려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는 바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SPC 계열사인 SPL 빵 반죽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끼여 숨졌다. 그리고 지난 7일에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허영인 SPC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관련기사 : 불매운동 확산하자 부랴부랴 … SPC 회장 "국민 심려끼쳐 죄송")
그러나 허 회장의 사과 이틀 만에 비슷한 사고가 재발, 사과 회견이 무색해진 상황이 됐다.
시민단체는 " SPC그룹의 대국민 사과와 안전관리 강화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허영인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틀만인 오늘 새벽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1000억 원 아니라 1조 원을 투입한다고 한들, 이미 떠난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충분하지 않지만 유일한 방법은 SPC 그룹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법과 원칙'에 따라 SPC 그룹을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사업주나 노동자나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하면서 사회가 굴러가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사람이 살고 죽는 일에는 최소한의 배려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법과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적발된 제빵·카페 기사 불법 파견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이듬해 노조와 시민단체, 가맹점주들과 맺은 사회적 합의도 이행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참여연대는 "162억원 과태료를 사회적 합의 체결로 면제받은 뒤, 핵심적인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검증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며 "이번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업주에 대한 엄중한 법적용과 처벌은 물론, SPC 그룹이 약속한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대로 된 법 적용과 처벌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재계 민원수리를 위해 추진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위한 시행령 개악 시도를 중단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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