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이 포사격과 미사일을 주고 받으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9.19합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어 합의가 존부의 기로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4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시 20분경에서 25분까지 북한이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 발의 포병 사격을, 이어 2시 57분경부터 3시 7분까지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 발의 포병 사격을 한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사격의 포탄이 떨어진 지점이 남한 영해는 아니었으나, 9.19 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합참은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날 오전 1시 49분 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700km, 고도는 약 50km, 속도는 마하 6 정도인 것으로 탐지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23일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한 뒤 이틀 후인 25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기존과 달리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와 함께 그 이유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을 내놨다. 남한의 10시간 넘는 포 사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4일 발표에서 "전선적정에 의하면 10월 13일 아군 제5군단 전방지역에서 남조선(남한)군은 무려 10여 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하였다"며 "우리는 남조선군부가 전선지역에서 감행한 도발적 행동을 엄중시하면서 강력한 대응군사행동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 군대는 전선지역에서 군사적긴장을 유발시키는 남조선군부의 무분별한 군사활동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남북이 이처럼 물러서지 않는 강대강 대결을 이어가면서 군사적 충돌이 또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양측 간 군사적 충돌이 가장 자주 일어나 많은 인명이 희생됐던 때가 이명박 정부 시기인데, 당시 활동하던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실 등에 포진하여 안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이같은 위기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 출범 이후 20~30%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남북 간 긴장 조성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강경 대응 일변도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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