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대통령 검찰 고발…이재명과 같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

"'김건희 주가 조작' 관련 허위사실 공표"…의원총회서 '李 불출석' 의견 모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 고발하기로 했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요구를 정권 차원의 '정치 보복'으로 보고 있는 민주당이 맞불 격으로 윤 대통령을 고발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을 통해 공개된 김건희 전 대표와 증권사 직원의 녹취록을 토대로 김 전 대표가 주식 매수를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김 전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가 사실이라고 보는 한편,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김 전 대표의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허위 사실을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는 벌금 500만 원 이상의 중범죄라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외국 증권회사 출신 이모 씨에게 모든 거래를 일임했고 4개월 간 손실만 봤고 5월에 이모 씨와 절연하고 끝냈다고 사실에 대한 명확한 주장을 했다"면서 "공범 재판 과정에서 나온 녹음 육성을 통해 확인된 것은 김 전 대표가 주가조작 첫날 주식을 직접 사라고 지시했고, 중간에 증권회사 직원으로부터 보고받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만 고발 대상자인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이번 고발이 실질적인 처벌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공소시효가 정지되어 고발해도 5년 후에 수사할 수 있어 정치적인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관련자까지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대통령에서 퇴임 후에는 다시 시효가 시작되어 그 때 다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선거법) 공소시효가 끝나는 9일 이전에 접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발장은 김승원·양부남 법률위원장을 비롯해 서영교 최고위원 등이 공동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법률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 촉구하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위 회의에서는 김 전 대표 관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추진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수사당국이 계속해서 지체시키면서 봐주기로 일관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공분을 모아 특검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날조와 허위라는 주장도 부족해 검찰이 명확하게 어떤 결론 내렸냐며 무혐의를 압박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이런 노골적 압박 때문에 그동안 검찰과 경찰이 윤 대통령 내외와 가족이 연루된 의혹들에 대해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학력위조, 논문 표절 등 명백한 정황과 증거가 있음에도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가 무혐의 처분되며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 국민적 의혹이 증폭된 만큼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며 "주가조작 혐의 공소시효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더이상 시간만 끌려고 하지 말고 성역 없는 진실을 신속히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부와 야당 인사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김 전 대표의 주가 조작, 허위 경력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계속 김 전 대표의 주가 조작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봐주기가 예상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특검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특검 추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토론이 깊진 않았지만 이심전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출석 여부에 대해선 '불응'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박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도 어제 오늘에 걸쳐 사전 의견을 나눴고 의견이 거의 일치했고, 오늘 점심 때는 4선 이상 중진들과 만나 논의한 결과 같은 의견을 내놨다"면서 "즉, 현 시점에서 당 대표가 직접 출석해서 소환에 응해 조사하는 것은 맞지 않고 서면조사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단 뜻을 (이재명) 당 대표께 적극 권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론 대표가 결정할 일이지만 최고위 모든 분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4선 이상 중진과 의원총회에서도 의견이 일치해서 당 대표가 이런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실 걸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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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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