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민주 전당대회 사퇴...이재명 vs 박용진 2파전으로

"'반명 단일화'만으로 당 이끌 수 없어"...박용진과 단일화 선 그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전당대회 중도 사퇴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이재명‧박용진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강 후보는 박 후보로부터 줄기차게 단일화 요청을 받아왔으나, 이날 사퇴가 단일화 성격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강 후보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며 "다시 한 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이번 전대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과정이었다. 두 번의 선거 패배 후 집단적 무력감에 빠진 민주당의 모습이 두려웠다"며 "국민을 다시 설레게 하는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려 했다"고 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가 예비경선에서 저를 통과시켜줬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변화와 혁신의 미래를 그리기에는 제가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을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전날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6.83%, 국민여론조사 3.35%에 그쳐 3위에 머물렀다.

강 후보가 사퇴할 경우 '97(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그룹' 후보인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강 후보는 단일화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단일화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남은 두 분 중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만 했다.

이어 '반(反)이재명계 연합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반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 이끌 수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면서 "절 지지해준 당원과 지지자들이 (앞으로 누구를 지지할지는) 그분들의 몫"이라고 했다.

사퇴를 결심하는 과정에서도 박 후보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강 후보는 설명했다.

충남 아산을이 지역구인 강 후보는 전날 자신의 안방과 같은 충청권 경선을 마친 뒤에도 투표 결과가 가대에 못 미치자 완주 여부를 고심했으며 이날 오전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강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미래세대인 97 세대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가 강조했던 '쓸모 있는 정치'를 언급하며 "민주당의 기본과 상식을 위해 뛰겠다"면서 "민주당의 새로운 10년을 함께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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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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