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비 왔으면' 김성원에 "장난기? 민주당 같으면 그냥 안 넘어가"

옆자리 권성동 겨냥 "안 꾸짖는 거 보고 깜짝 놀라…국민 도우러 갔다가 짐만 된 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수해 피해 현장에서 "사진 찍게 비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 같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있을 수 없는 망발이다. 국민의힘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수도권 수해 피해 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사진 찍게 비 왔으면 좋겠다"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고,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는 함박웃음 짓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우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고, 생명 잃은 분도 많은데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집권당 의원이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결국 복구 지원하러 간 의미가 퇴색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아울러 권 원내대표를 향해선 "더군다나 (김성원 의원이) 그 얘기를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가 꾸짖지도 않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국민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국민에게 짐만 된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 발언 논란과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기자들에게 "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대위원장 되고 나서 한 첫 행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이 문제에 대해 안이한 인식을 보여준다면 비대위에 대한 실망스런 인식을 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해 피해로 엄청난 실의에 잠겨 있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사진 잘 나오게 비라도 왔으면' 이라는 말이 장난스럽게 넘어갈 공직자의 언어인가"라면서 "주호영 위원장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니까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재난 상황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미숙한 대응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처음에 청와대에서 나와서 용산 집무실에 갈 때부터 저희가 제기한 게, 비상 상황 시 위기관리센터 문제를 제기했지 않나. 그나마 용산 국방부 건물에서도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할 수 있다고 해서 문제 제기하다 말았는데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대통령 계신 곳이 상황실이라고 한 건 좀 '오버' 같다"면서 "그렇게 반응하시면 할 말이 없다. 그럼 앞으로 계속 서초동에서 계속 지휘하시도록 놔둘 거냐"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수해 피해 대응 문제에서 나아가 인사 실패 문제를 지적하며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초대 대통령실 구성은 실패했다"면서 "국정 운영을 정상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보좌 시스템은 낙제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꾸게 하기 위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도 개편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질을 언급하면서 "이 정도로 한 부처에서 연이은 낙마는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다. 역대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두 명,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고 임명됐는데 또 사퇴한 일이 헌정사에 있었나"라면서 "어떻게 단 한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이 비서실에 없나"라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이른바 '검수완박법' 무력화를 시도하는 데 대해선 "대통령령으로 주요 수사범위를 원위치 시킨다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온 역사성 있는 내용"이라며 "더군다나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합의 내용 중에서도 이 문제는 중요한 합의사항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또 대통령령을 활용하겠다고 한다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바람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런 정책을 강행해 나가겠다고 하면 야당의 협조를 받긴 어렵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 문제 대한 입장을 이제 밝히실 때 된 것 같다. 이런 식의 국정 운영 기조를 강행하겠다는 의미인지 질문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치근 당 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당헌 80조 개정 문제에 대해선 "정치보복 수사에 노출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당헌 80조는 '당직자가 기소 시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야당이 지금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정치보복 수사에 노출돼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줄거냐는 문제는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을 살펴보면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계 할 것 없다"면서 "단순히 이재명 후보만 대상으로 검토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이어 "2015년 이 안을 만들 때도 찬성하지 않았다. 이런 조항이 반드시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지난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일주일 간 자택에서 격리를 했고,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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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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