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의약진흥원, 복지부 갑질 신고 뒤 '취하 압박' 주장…

되풀이 되는 복지부의 산하기관 직원에 갑질

보건복지부가 산하 공공기관 직원의 갑질 피해 신고를 받고도, 가해자 인사이동을 조건으로 한 신고 취하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지부 '갑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1월 수도권 코로나 상황실에서 '폭언과 갑질 의혹', 3월에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산하기관 직원을 대상 '반말' 논란, 4년 전에는 질책하는 복지부 과장 앞에서 한 의료원장이 무릎까지 꿇어 구설에 올랐다.

되풀이되는 복지부의 갑질 논란에 진흥원 노조 등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흥원 노조 "신고 철회 압박, 2차 가해…"

앞서 <프레시안>은 '복지부, 한국한의약진흥원 직원 갑질 조사 '미적미적'… 신고자 명예훼손 역고소 당해'(2022년 7월 26일 자)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진흥원 노조가 "복지부에서 비공식적으로 갑질 신고 철회를 요구했다, K과장(갑질신고 가해자)의 타 부서 인사이동을 조건으로 철회'를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가해자 복지부 K과장이 각종 협회의 인맥을 동원해, 신고 철회를 종용하고 있다"며 "복지부 B 국장을 통해 진흥원에 타 부서 인사이동을 조건으로 갑질신고 철회를 제안했다. 이는 2차 가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비공식적 제안(신고 철회)에 대해 피해자 10명 중 9명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의향을 물었다"라며 "피해자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고, 각종 협박 및 주위에 좋지 않은 소문을 퍼트리는 K 과장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사과를 한다고 해도 피해자가 용서할 마음이 없다'라고 의견을 취합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신고 철회 의사를 타진한 진흥원 A 본부장은 "적확한 표현이 아니다. K 과장이 사과를 하고 싶은데 받아 줄 수 있느냐. 거기서 부터 시작됐다"며 "혹 그 상황(신고 취하)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까해서 직원들하고 얘기를 했는데, 2차갑질이 될 수 있어서 진행하다가 중단을 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 압력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는 상황하에서 인사 발령(K 과장)이 났기 때문에… 노코멘트로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K 과장과 함께 신고 철회 종용 당사자로 지목받은 복지부 B 씨는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본인(갑질 신고 가해자)에게 확인해야 될 것 같다"며 "개인과 관련된 문제지 않냐. 본인이 알아서 대응해야 될 문제다. 저는 모르는 이야기다"고 답했다.

<프레시안> 취재 후 진흥원 노조 관계자는 "복지부가 진흥원에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갑질 사건 철회를 소상히 밝히라는 내부 게시글을 올리자 복지부 B 씨의 이니셜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갑질 제안에 내용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 없이 이니셜만 지워달라는 요청은 제안이 사실인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갑질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받은 복지부 K 과장은 "관련 내용은 법률적 소송과 관련 있고, 법률대리인이 선임되어 있으므로 말하기 곤란하다"고 입장을 전해왔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의 '공공부문 직장갑질 종합 매뉴얼'에 따르면 공공분야 갑질에 대해 △공공분야 종사자 인식, △가해자의 우월적 지위, △피해자의 불안한 지위, △개인적 일탈 행위, △은밀성 등을 그 특징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징계·처벌강화, 법·제도 정비, 교육·홍보, 조기적발시스템 마련과 신고로 인한 불이익 등 2차 피해 방지(공공 82.4%, 민간 74.9%), 피해 신고·지원 센터 설립(공공 54.6%, 민간 71.6%) 등을 제시했다.

한편, 복지부가 갑질 피해 신고 관련 일부 갑질 행위를 축소 시도한 정황에 대한 제보도 있어 이 사건의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 한국한의약진흥원 전경 ⓒ 한국한의약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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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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