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빠르게 녹아내리는 알프스 만년설…"재앙적 빙하 붕괴 더 심해진다"

알프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관측소 "며칠 내에 알프스 만년설 다 녹을 듯"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 돌로미티 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에서 갑작스러운 빙하 붕괴로 최소 7명의 사망자와 15명의 실종자가 나온 가운데, 알프스 산맥 정상의 눈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녹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해당 지역은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에도 눈이 남아있는 만년설 지역이지만 올해 여름에는 8월이 채 오기도 전에 눈이 모두 녹을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 존블리크 관측소(해발 3106미터) 소속 과학자들의 관측 결과를 인용해 알프스 정상의 눈이 가장 많이 녹았던 시기보다 한 달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학자인 알렉산더 올리크는 <가디언>에 "현재 (알프스 정상) 눈의 두께는 3센티미터로 며칠 이내에 모두 녹아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곳은 어느 해는 눈이 여름 내내 남아있기도 한 지역으로 눈이 모두 녹아 없어지는 상황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에도 눈이 모두 녹아내린 여름이 있었지만 모두 8월이었으며, 올해는 그보다 한 달 먼저 진행되고 있다고 올리크는 지적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속도는 역사적으로 가장 빠른 시기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작년과 대비했을 때에도 6월의 눈 두께 차이도 컸다. 올리크는 "작년 6월 눈의 최소 두께는 363㎝였는데 올해 6월 30일 관측소 주변 눈 두께는 39㎝"라며 6월 달에 눈 두께가 가장 낮았던 1942년 120㎝보다도 훨씬 적은 수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알프스 정상 만년설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는 현상은 수십 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낸 이탈리아 알프스 빙하 붕괴가 겨울 가뭄 증가, 폭염 등 기후위기와 관련되었다는 지적의 설득력을 더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탈리아 북부는 가뭄에 시달렸고, 알프스 지역 또한 산 정상이 10도가 넘는 등 극한 여름 기후를 겪었다. 이탈리아 국립 극지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향후 25~30년에 빙하는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적은 양으로만 존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빙하 연구자 파울 크리스토퍼슨 미 캠브리지대 교수 또한 <가디언>에  "마르몰라다 빙하 붕괴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자연 재해"라며 "기후변화로 녹아내리는 얼음으로 인해 빙하의 갑작스러운 붕괴가 일어나며 이런 재항적 빙하 붕괴는 더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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